남자의 물건(김정운) 중에서...
P.187 ~ 188
신영복은 '과정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
삶이란 목적을 사는 게 아니라,
과정을 사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목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목적에 의해 과정이 생략된 삶을
사는 것처럼 불행한 삶이 없다.
군대 간 이들은
제대 날짜만 생각한다.
유학 떠난 이들은
학위 따는 날만 기다린다.
언젠가는 제대하고,
언젠가는 학위를 딴다.
그러나 제대 날짜를 기다리고,
학위 따는 날을 기다리며
지나간 내 젊은 날은
과연 내 삶이 아니란 이야기인가?
그렇게 제대하면 뭐하고,
그렇게 학위를 따면 뭐하는가.
그 사이에 ‘우리 기쁜 젊은 날’은
맥없이 사라져버리는데...
유기수에게는
출소라는 정해진 목적이 있다.
따라서 교도소의 삶이란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일 따름이다.
그러나 무기수는
출소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교도소에서
버틸 수 있는 한 버텨야 한다.
즉, 그곳이 무기수에게는
삶의 전부인 것이다.
어찌 충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 현재'를 사는 거다.
미래를 사는 게 아니라는 통찰이다.
-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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