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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곱씹어 깨치기

삼월이면 찾아오는 사랑

삼월이면 찾아오는 사랑

<유관술 열사 동상>

삼월이면 찾아오는 사랑

- 만은 김 종 원-

해마다 삼월이 되면

빼앗긴 사랑이 찾아온다.

우리 형제가 못나 비록

각방을 쓴지 반세기일지라도

열여덟 살 그녀의 가슴 있었기에

서른세 살 청년의 끓는 피 만주벌을 적셨기에

그나마 되찾은 우리 집안

평화롭던 우리 가정은 어느 날

섬 승냥떼에 무참히 짓밟혀

아버지는 탄광으로

큰아들은 싸움터로

맏딸은 정신대로 끌려갔던

아, 지우고만 싶은 우리 한민족

치욕의 가족사

오늘도

밤마다 꿈속에선

과거의 시간들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고

그 날의 욕됨이

압록강을 시퍼렇게 물들이고 있는데

그 날 할머니 할아버지의 한이

한강물에 저리 퍼렇게 멍들어 흐르는데

어찌 잊으라 하는가

해마다 삼월이 되면

가슴 속 숨겨둔 방년의

뜨거운 연정을

서른세 살 청년의 끓는 피를

펄펄 끓는 심장에서 새로이

길어올려야 하리

그대여

꿈 많던

대한의 청년이여

아리따운 처녀들이여

희생은 아름다운 꽃

죽어서 영생을 누리는 꽃들이여

칠천만의 눈물로 다시 피는 투사여, 열사여

망각의 늪에 빠진

아픔의 덩어리를 꺼내야 다시는

꽃다운 사랑 빼앗기지 않을 것이리니

해마다 삼월이 오면

유관순 누나의 순정으로

안중근 의사의 끓는 피로

칠천만의 눈물 되찾아 뜨겁게

다시 불태워야 하리.

<안중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