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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모든 성인 대축일

                                               모든 성인 대축일

                          (묵시7.2-4.9-14.요한1서3.1-3.마태5.1-12ㄴ)

                                            < 모든 성인 대축일 >

자동차경주 선수가 승부를 거는 구간은 직선 구간일까요? 아니면 곡선 구간일까요? 사실 차들의 성능은 거의 비슷해서 직선 구간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아 추월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앞차를 추월할 수 있는 구간은 곡선 구간 뿐입니다. 이 구간에서만 자동차경주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 삶도 직선과 곡선 구간이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직선 구간만 계속 있으면 좋겠지만 곡선 구간도 계속해서 우리 앞길에 놓여있습니다. 자기 개인의 문제, 가족 문제, 직장 문제,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 등등 너무 많은 곡선 구간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입니다. 그런데 자동차경주처럼 이때가 나의 실력이 진정으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자동차경주에서 승리를 위해 곡선 구간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곡선 구간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속도를 내야 앞차를 앞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도 그렇습니다. 고통과 시련을 가져다주는 많은 문제를 담은 곡선 구간과 같은 순간에 속도를 내서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 자리에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까?

직선 구간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차이는 곡선 구간에서 결정됩니다. 고통과 시련 등의 문제는 내가 다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서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오늘 복음은 행복에 대해 말해줍니다. 누구나 자기 나름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많은 돈을 갖게 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직 세상의 재화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가 엄청난 유산을 갑작스럽게 물려받았습니다. 과연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어린이는 돈보다, 자기를 보호해 주는 부모와 따뜻한 가정, 그리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와 친구가 행복의 조건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드디어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이제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때 높은 지위는 행복의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건강해지는 것이 행복이겠지요.

우리는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성인은 이 세상에서의 상이 아닌, 하늘에서 받을 상만 바라보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사랑, 자아에 국한된 세계를 벗어나는 것(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