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
내가 날마다 이 연작에다가
허접스런 이야기를
고르다시피 하여
시라고 써대니까
젊은 시인 하나가
하도 이상했던지
'그러면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하나도 없겠네요' 하였다.
그렇다!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정녕, 하나도 없다.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가 다 시다.
아니, 사람 누구에게나
또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에는
진·선·미가 깃들여 있다.
죄 많은 곳에도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듯이 말이다.*
그것을 찾아내서
마치 어린애처럼
맛보고 누리는 것이
시인이다.
* 성경 로마서 5:20
- 구상 님
'詩, 곰삭한 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자가 (0) | 2023.09.03 |
---|---|
모세의 지팡이 (0) | 2023.07.16 |
<물처럼 공기처럼 살으라 하시네> (0) | 2023.07.11 |
촛불 (0) | 2023.07.09 |
<진실은 가슴속에 있습니다> (0) | 202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