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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시심(詩心)

 

시심(詩心)

내가 날마다 이 연작에다가

허접스런 이야기를

고르다시피 하여

시라고 써대니까

젊은 시인 하나가

하도 이상했던지

'그러면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하나도 없겠네요' 하였다.

그렇다!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정녕, 하나도 없다.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가 다 시다.

아니, 사람 누구에게나

또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에는

진·선·미가 깃들여 있다.

죄 많은 곳에도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듯이 말이다.*

그것을 찾아내서

마치 어린애처럼

맛보고 누리는 것이

시인이다.

* 성경 로마서 5:20

- 구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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