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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老年의 삶

< 홀로 늙어도 마땅히 행복해야 >

< 홀로 늙어도 마땅히 행복해야 >

 

‘싱글 노후’ 보장할 사회적 시스템 강조

“미국 의료보험 최악, 한국 따르지 말라”

“나이 들어 혼자 사는 걸 두고 ‘외로우실 텐데’, ‘쓸쓸하실 텐데’ 얘기하는 건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혼자 사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으니 그런 얘기는 쓸데없는 참견이 되고 만다. 이제는 혼자 사는 노후를 지탱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10개월 만에 75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오히토리사마노 로고>(싱글의 노후)의 지은이 우에노 지즈코(60) 도쿄대 대학원 교수를 16일 서울에서 만났다.

가족없이 홀로 사는 사람들의 노후가 결코 무섭지도, 불행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며, 여생을 의미있게 보내고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는 방법에 관한 사색을 담담하게 펼친 그의 책이 최근 <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이란 제목으로 번역출간됐다. 사회학과 여성학 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학자인 그는 ‘싱글’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만든 공로자로 꼽힌다.

그는 죽을 때 아무도 지켜봐 주지 않는 것을 불행이라 여기는 전통관념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죽는다는 건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고 사람은 결국 혼자 죽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싶다거나,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고민하는 건 살아남은 사람들 쪽의 집착일 것이다. 혼자 살다 보면 혼자 죽을 수도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미국 2년 반, 독일 1년, 멕시코에서 반년 간 생활했다는 그에게 서양체험이 그런 가치관이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끼쳤느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며 “여성학적 관점에서, 많은 여성 독신 선배들이 가족 도움 없이 친구들끼리 서로 도우며 노후를 보내는 사례들을 취재하다 배우고 깨친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도 나이들면 자식과 손자들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이 행복이라는 관념이 오랜 세월을 지배했으나 이젠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 65살 이상에서 자식과 함께 사는 비율은 1980년 약 70%에서 2006년 44%로 줄었다. 홀로 사는 세대만 16%다. 특히 65살 여성의 55%는 배우자 없이 홀로 살고, 80살 이상 여성은 무려 83%가 싱글이다.”

우에노 교수 자신도 싱글이다. “남자가 싫은 건 아니지만 마누라가 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지금 30대 전반 일본 여성의 약 25%가 결혼을 하지 않는다. 수도권 여성은 그 비율이 30%에 이른다. 2005년 현재 일본인 평균수명은 남성이 78.5살, 여성은 85.5살. 85살 이상의 남녀 비율은 5 대 2. 따라서 21세기 일본이 ‘할머니들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당연해 뵌다.

그는 “당사자 주권”을 강조하는 자신의 싱글 예찬(?)이 가능해진 건 2000년부터 시작된 전국민보험(國民皆保險, 개호보험) 덕이 크다며 지난 8년간 그 문제를 꾸준히 천착해왔다고 말했다. 이와나미 서점에서 나온 6권짜리 공저 <케어, 그 사상과 실천> 등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건강보험에 이어 개호보험이 시행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미국에선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그는 “미국 방식은 최악의 길이니 한국은 절대 미국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거듭 얘기했다.

15일 서울에서 열린 ‘신자유주의와 성(젠더) 평등’ 주제의 한국여성학회 회의에서 그가 강조한 것도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를 따라가선 안 된다는 것, 시장의 한계를 해결하는 길은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유럽식 사회민주주적 재분배 쪽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베스트셀러 ‘화려한 싱글 …’

- 지은이 우에노 지즈코 교수의 강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