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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이웃사랑)

< 참된 '자유'교육 >

< 참된 '자유'교육 >

 

나의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교육이란 어떤 인간을 인격적 존재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하겠다. 그래서 한낱 인간에게는 남녀의 성별

이 있지만 인격에는 그 성의 차별을 초월한다.

프랑스의 20세기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사람은 모두가 인격

이 있다고 여기지만 진정한 인격자가 되려면 모든 사물을 스스로가

생각해서 판단해야 하고 또 판단에 의해서 행동해야 하며, 그리고

그 결단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저 세상살이에 부화뇌동해서 사는 사람은 인간이긴 하지만 인격은

아니다." 라고 갈파한다. 이렇듯 인격은 이성과 자유의지를 구비한

책임의 주체를 가리킨다.

그런데 바로 그 자유의지가 문제다. 즉, 그 자유의지는 항상 자기

에게 선(善)하고 이로운 것을 택한다. 이렇게 말하면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악하고 해로운 것을 행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실은 그 악과 해로운 행동에 나아가는 장본인에게 있어서는 그 악이

나 해로운 것이 그때, 그 당장에는 자기에게 선이요, 이롭다고 믿거

나 여기고 그런 행동에 나아간다 하겠다.

가령 어린이를 유괴하는 것이 나쁘다고 알면서도 남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거나, 유괴한 어린이를 살해하는 것

은 흉악한 일인 줄 알면서도 도피하면서 어린것을 데리고 다니면 발

각되기 쉬우니까 자기 신변의 안전 때문에 할 수 없이 죽였다는 것

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학교는 오직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그 지식을 소재로 해서

다음 세대들에게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행동하

는 것을 가르치는 도장이라 하겠다.

즉, 학생들에게 인간의 자유의지란 '제멋대로가 아니라 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보다 선에 나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깨우치게 하며 찰나적 선이

아니라 항구적 선, 이기적 선이 아니라 공동적 선을 위해서 자기 억제나

자기 극복을 할 줄 아는 인격의 틀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흔히 우리는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에게서 '아이들의 자유를 존중해

서 제 좋다는 대로 하게 합니다.'라는 방임주의를 자랑스럽게 얘기

하는 것을 듣지만 언뜻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거기에는 그 자

유가 지니는 선택의 좋고 나쁨이나 선택의 결과와 그 책임에 대한

생각이 결여되어 있다 하겠다.

특히 자유의 행사에는 그 선택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깊이 심어주어야 한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경험한 비로는 가령 어린이가 돌을 던져서

이웃집 유리창을 깼을 때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당사자

나 그 어버이들의 사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고, 어디까지나 그 아

이가 돈을 마련해서 유리를 본래대로 갈아 끼워야 그 일이 수습되는

것이었다.

오늘날 어린이 과보호 시대에 가장 두려운 것은 저렇듯 자유 행사

의 냉엄한 책임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이 자라서 벌일 우리의 세상

살이다.

즉, 자신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에 그 결과를 예측하고 그 책임과 각오

속에서 그 일을 선택하지 않고 오직 본능과 충동으로 자유를 행사할 때

그 결과는 악이요,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육의 목적이나 목표는 지식의 전달이나 주입에 있지

않음은 물론 그 지식이 자유의지의 올바른 행사를 위한 판단 자료가

되어 한 인간이 인격과 지혜에 나아가는 데 있음을 특히 국민교육

일선에 계신 여러분께 중언부언하는 바이다.

- 구상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