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환경의 위기 >
오늘날 지구환경의 위기도 따지고 보면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무제한으로
퍼 쓰는 탓에 재앙이 찾아왔습니다.
지구의 재생 능력을 자정 능력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이 자정 능력이
1980년대 초에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해마다 인간들은 자연이 생산해 내는 것보다
20퍼센트나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낳는 이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원금까지 빼앗아 쓰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지금 지구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미래를 내다보고 앞일을 예견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 땅의 정치인들은
정권 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환경위기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현재 지구상의 농경지 중 절반이
가축 사료에 쓸 작물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양의 육식 위주 식습관 때문입니다.
서양인만이 아니라
우리들도 육식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한쪽에서는 식량이 없어서
하루에도 수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는데
곡식의 절반을 짐승 사료로 쓰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1킬로그램의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십만 리터의 물이 소비된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귀한 수자원이 고갈될 형편입니다.
인간들이 동물에게 가하는 행동 또한
매우 잔인하고 가혹합니다.
양계장에 한번 가 보십시오.
그곳은 닭 공장입니다.
병아리가 태어나자마자 병아리 감별사들이
수컷은 필요 없으니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암컷만 달걀을 빼먹기 위해 살립니다.
서로 쪼지 못하게 부리를 다 잘라 버립니다.
또 좁은 공간에 옴짝 못하게 가두어 놓고
3주 동안 불을 껐다 켰다 합니다.
그렇게 하면 닭들이 거의 미쳐 버립니다.
인간이 닭고기를 먹기 위해, 달걀을 빼먹기 위해
이런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대할 때
동물들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죽어 갔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모든 생물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합니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현재 지구상의 벌의 숫자가
과거에 비해 40퍼센트나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의 전자파로 인해 벌 열 마리 중 네 마리는 죽고
겨우 여섯 마리가 남는다는 것입니다.
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벌이 매개 역할을 해야 식물이 열매를 맺을 텐데,
벌이 없어 가루받이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독한 농약을 수없이 뿌려 대는 탓에
벌들이 살 수가 없습니다.
삶의 터전인 지구환경을 살리는 일은
국가정책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비를 억제하고
절제의 미덕을 새롭게 다져야 합니다.
끝없는 욕구인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가를
각자의 삶에서 되찾아야 합니다.
- 법정 스님<2007년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 말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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