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수요일
(묵시록4.1-11.루카19.11ㄴ-28)
<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넣지 않았더냐? >
젊은 부부는 자기의 아기가 태어날 때, ‘기적’ 같다고 말합니다. 자기를 닮은 아기, 그래서인지 온갖 정성을 아기에게 쏟아부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팔다리를 많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운동 신경이 너무 좋다고 말하고, 엄마 아빠를 빠르게 말했다면서 ‘천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렁찬 울음소리에 성량이 좋아서 노래 잘 부를 것으로 예측합니다. 마구 휘저은 낙서를 보면서 훌륭한 화가가 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이렇게 자주 서로에게 말합니다.
“우리 아기 운동선수 시킬까? 아니야. 머리가 좋으니 교수를 시키자. 노래도 잘할 것 같은데? BTS 같은 아이돌 가수는 어때?”
우리 아이는 커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가질 수 있으며,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 부모의 생각을 충족시켜 줄까요? 아마 적당한 선에서 머무르는 삶을 살 것입니다.
우리 뜻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주님 뜻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주님 뜻대로 살지 않는 우리라는 것입니다. 열정적인 노력보다는 편안한 삶을 선택하려고 하기에 주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자기 뜻대로는 절대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주님 뜻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랑의 뜻을 말입니다.
미나의 비유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 오려고 먼 고장으로 떠나면서 종 열 사람에게 한 미나씩을 나눠주지요. 미나는 1탈렌트의 1/60에 해당합니다. 1탈렌트가 6,000일 치의 노동자 임금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1미나는 100일 치의 임금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적지 않은 돈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이지만, 주인이 냉혹하다는 것을 알기에 두려워서 수건에 싸서 보관만 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 한 미나 마저 빼앗기고, 가장 많은 미나를 벌은 사람은 그 빼앗긴 미나를 받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열 미나를 벌은 사람은 재능을 많이 발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섯 미나를 벌은 사람은 첫 번째 사람보다 조금 덜 재능을 발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건에 싸서 보관한 사람은 재능을 전혀 발휘하지 않고 딴전만 부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능을 발휘하지 않았으면서도 자기 잘못 탓보다는 주인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이런 마음이 주님 뜻보다는 자기 뜻을 내세우는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절대로 제대로 살기 힘들다는 것을 주님께서도 이야기하시지요.
여러분은 어떤 뜻을 따르면서 열심히 살고 계십니까?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인간이란 미소와 눈물 사이를 왕래하는 시계추와 같은 것이다(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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