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의 기쁨 >
내가 사는 곳에는
눈이 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 거처 주변으로 내려옵니다.
그래서 내가 콩이나
빵 부스러기 같은
먹을 걸 놓아 주지요.
작고 귀여운 박새가 더러 오는데,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답니다.
고구마도 짐승들과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밤에 잘 때는
몇몇 짐승들이 물을 찾아
개울로 내려옵니다.
눈 쌓인데에 가보면
개울가에 발자국이 있습니다.
토끼 발자국도 있고,
노루 발자국도 있고,
멧돼지 발자국도 있지요.
목이 마르니까
물을 찾아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 짐승들을 위해
해질녘에 개울가로 나가
도끼로 꽁꽁 언 얼음을 깨고
물구멍을 만들어 줍니다.
물구멍을 하나만 만들면
그냥 얼어 버리기 때문에
숨구멍을 서너 군데
만들어 놓습니다.
그래야 공기가 통해
잘 얼지 않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이런 것이 내게는
나눠 갖는 큰 기쁨입니다.
그러니까 나눔이란
특별한 게 아니라
이렇게 누군가에게 끝없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랍니다.
- 법정 스님의 참 좋은 이야기에서..
'쉬며 목 축일 샘-法頂'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혜로운 삶의 선택 > (0) | 2024.03.23 |
---|---|
< 소유의 비좁은 골방 > (0) | 2024.03.19 |
산의 정기(精氣) (0) | 2024.03.14 |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법정 스님 (0) | 2024.03.07 |
<가난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야> (0) | 2024.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