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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추울 때는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더위가 되라. >

< 추울 때는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더위가 되라. >

 

(벽암록)에 다음과 같은 문답이 있습니다.

그때는 날이 무척 더웠던 모양입니다.

한 수행자가 동산(洞山)선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몹시 춥거나 더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진리의 세상에 대해 묻고 있지만,

거창한 물음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날씨가 무더울 때면 대개 피서를 가지 않습니까?

또 추울 때는 따듯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내려 가기도 합니다.

날씨가 몹시 더운 날

한 수행자가 절의 큰스님을 찾아가서.

"이렇게 무더운 날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답이 행해진 시대는 당나라 때이니까

벌써 1,100여 년 전의 일입니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시절입니다.

어떻게 해야 더위를 피할 수 있겠습니까?

동산선사가 말합니다.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는가?"

그러자 제자가 다시 묻습니다.

"어느 곳이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입니까?"

선사의 답입니다.

"추울 때는 그대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그대 자신이 더위가 되라."

이것이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입니다.

더위를 피하려면 나 자신이

직접 더위가 되라는 것입니다.

추위나 더위나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분별입니다.

<법정 스님 법문집 一期一會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