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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일기일회(一期一會)

일기일회(一期一會)

우리는 요즘 눈을 뜨기 무섭게

들려오는 우울하고 부정적인 뉴스들에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들리는 소식마다

우리를 몹시 절망하게 만듭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저 경제와 돈,

물질적인 얘기들 뿐입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널뛰고 있는 경제에

갈팡질팡 쫓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입만 열면 경제를 말하는데

우리는 과연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스스로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그만큼 더 행복한가?

그렇다고 해서

많이 갖지 못한 사람들은 다 불행한가?

이와같은 물음을

자기 자신에게 던져야 합니다.

…행복과 불행은

외부적인 상황이나

조건에만 있지 않고

내적인 수용,

즉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요즘처럼 들려오는

소식에 휩쓸리다 보면

우리들 자신이

너무 왜소해지고 무기력해집니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그저

'또 달이 떴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이 든 사람들은

저절로 '내 남은 평생에

둥근 달을 몇 번이나 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번 지나가버린 것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감사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달뿐 아니라 모든 기회가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일기일회(一期一會)입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강과 산은 본래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그것을 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바로 강과 산의 주인이 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관심을 안으로 기울이면

우리들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대상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눈을 밖으로만 팔기 때문에

외부적인 상황이나 그 덫에 걸려서

나의 삶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 법정 스님 < 일기일회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