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보 김수환 추기경

<죄인의 벗>

<죄인의 벗>

교회는 참으로 죄의 용서와 회개 및 화해를 위해서

진정 복음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야 합니다.

복음의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단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오직 스스로 의롭다고 자처한

바리사이들만을 단죄하셨습니다.

죄인들에 대해서는 가난한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와 같이

언제나 자비와 사랑으로 대하셨습니다.

간음한 여인, 배반한 사도 바오로에게 대한

예수님의 태도와 탕자의 비유, 잃은 양의 비유 등,

여러 비유가 죄인들에 대한

예수님의 마음 자세를 잘 말하고 있습니다.

뿐더러 예수님은 온 인류의 죄를 지고 가셨고,

그 죄 때문에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이 시대의 죄를 지고 갈 줄 알아야 합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도 죄인들의 벗이 되었으니

우리는 더욱 죄인으로서

죄인들과 형제가 되어야 하고,

그들의 고통을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죄인들에 대하여

심판자의 자리를 더 지켜 왔습니다.

우리는 물론 무엇이 선인지 아닌지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는 죄인들이고

또한 죄인들의 가장 가까운 벗임을,

그들의 죄를 우리가 대신 져야 함을

인식하고 이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죄인들은 참으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합니다.

좌절한 이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우리가 몸을 숙여야 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그런 자세로 말입니다.

죄인들이 예수님의 사랑,

그분을 통해서 나타나는

하느님의 사랑에 접함으로 회개하였듯이

오늘의 교회도 이 같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오늘의 세상 속에 회개와 화해의

정신을 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과 동등한 분이시며

우리를 위해 당신을 비우시고 낮추셨습니다.

우리도 이 길을 가야 합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바보 김수환 추기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10분, 하느님의 말씀>  (0) 2024.05.03
<정신적 가치>  (0) 2024.05.02
<하느님의 사랑>  (1) 2024.04.27
<교회의 존재 이유>​  (0) 2024.04.25
< 강 >  (0)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