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불어 삶(이웃사랑)

<어떤 주례사>

<어떤 주례사>

이제부터 당신 둘은

두 고랑 물이

하나 된 시내입니다.

세상의 어떤 무기로도

당신 두 사람을

가를 수 없습니다.

시냇물은

평생 쉬지 않습니다.

시냇물은

방죽이 나타나면

자기의 수위를 높여서

방죽을 넘어가지

절대 부정한 수단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은

쉬면 흐려집니다.

고이면 썩고요.

그러나 살아서는

바다를 향하는

자기의 목적을

절대로 변경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의

바다를 가지십시오.

오늘에 쓰이고

내일에 닿을 우물이 아니라

영원히 출렁거릴

당신들의 바다(뜻)를.

그리고 때때로

물그릇을 보세요.

물이 차면

넘쳐서 손해를 보나

부족하면

흘러들어와 이익입니다.

시냇물을 보면서

쉬지 마시고

물그릇을 보면서

겸손한 삶을 사십시오.

- 정채봉 님의 잠언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