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칭찬과 위로를 받을 적엔
너무 기뻐
위로 위로 잎사귀를 흔드는
노래의 나무였다가
오해와 미움을 받을 적엔
너무 슬퍼
울지도 못하고
아래로 아래로
고독을 삼키는
침묵의 나무였다가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뿌리가 깊어진 걸 보고
깜짝 놀랐지
둘레가 넓어진 걸 보고
행복하였지
사랑의 비밀은
기쁨보다는
슬픔 속에
은밀하게 숨어 있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푸른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았지
- 이해인<꽃잎 한 장처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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