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보 김수환 추기경

<옹기같은 사람>

 

<옹기같은 사람>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옹기'는 특별합니다.

오래된 옹기의

뚜껑을 열어 보면

십자가 문양이

그려진 게 있습니다.

무자비한 박해를 피해

산으로 숨어든

천주교 신자들이

옹기나 숯을 내다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지켰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습니다.

곡식도 담고,

오물도 담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그릇이었습니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런 그릇이

될 수 있을까요?

오물조차 기꺼이

품어 안는 사람,

세상엔 옹기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소망 담아

제 아호도

'옹기'로 정한 것입니다.

- '옹기'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