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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자유인 >
문화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유다인과 아랍인이
돼지고기를 혐오하는 까닭을
설명하면서 야훼와 알라가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 마라’고
금기한 것은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돼지 사육에 적절하지 못한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더군요.
요컨대 돼지를 사육하는 것이
중동 지방에서는 너무나도
비싼 경비가 들고
따라서 일부 특권층의
사치스런 입맛을 조장할 뿐,
자연 환경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종교의 금기라는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처한 환경에서
가장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지요.
종교의 가르침이라는 게
계(戒)와 율(律)로써
출발한다는 것은 상식 아닙니까?
서울을 가고자 한다면,
서울 가는 길로 들어서야겠지요.
‘길’이란 무엇입니까?
길 아닌 곳으로는 들어서지 말라는 게
아닐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런 짓은 하지 말아라.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하여라.
한 눈 팔지 말고 이 길로 정진하여라.
여기가 사는 길이다.
종교는 이렇게 친절한
계(戒)와 율(律)로
우리 인간을 저 건너
지혜의 언덕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겠지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 가는 길이
곧 서울은 아니지요.
계가 곧 구원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
나는 어머니 따라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 길을 계속 걸어서
지금 ‘목사’까지 되었습니다만
이제 나의 목표가
‘기독교인’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라는 종교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참 자유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걸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늘이 나를 기독교인 되게 한 목적은
나로 하여금 ‘기독교’를 벗어버리고,
예수님 말씀대로
‘진리로 말미암은 자유’를 누리게
하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나는 완전한 기독교인이
되었노라 자처할 수 있겠지요.
- 이현주 목사 <해인사를 거닐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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