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人生 신앙의 나그네 길

한가위 추석명절

한가위 추석명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오늘은 한가위, 추석으로서

한해의 결실에 대해

감사하는 명절입니다.

그것은 하늘에 대한 감사이고

땅에 대한 감사이며

조상에 대한 감사입니다.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듯이

우리 조상들의 열매는 자손들입니다.

그래서 한가위엔 흩어진 자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성묘와 벌초로써

효도와 공경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다함께 한자리에 모여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며 친교를 다집니다.

그런 면에서 실향민들을 기억하고

위로해야 할 것입니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지어 한가위가 되면

가장 잘된 오곡백과를

차례상에 올렸습니다.

연옥 교리도 몰랐던 그들이

선조들의 구원을 위해

차례와 제사를 지냈다면

영혼불멸과 사후심판을 믿는

우리들이 조상들을 위해

어찌 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도 주님이 주신

네 번째 계명을 잘 지켜야 합니다.

즉 부모께 효도를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형제자매 간에

사랑과 정도 나누어야 합니다.

명절에 흩어진 가족이 모였다가

서로 나눌 줄을 몰라서

마음 상해 돌아간다면

조상과 부모께

효도한다고 할 수 없고

즐겁고 기쁜 명절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궁핍해도

한해 동안 땀흘려 일한 후

수고한 보람에 대한

기쁨으로 흥이 나서

추석 대보름달 아래서

다함께 놀이를 즐기며 춤추고

배불리 먹고 마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이 말에서 얼마나 우리 조상들이

한가위를 즐거운 축제로

체험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함께 즐기면서도

한가위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중용의 축제로 지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웃 간의 나눔,

가족 간의 화합.

조상 공경의 전통이

차츰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웃과 떡 한조각이라도

나눌 줄 알고

자식들에게 차례의 중요함과

가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는 것이

우리 조상들이 실천한

한가위 문화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부자가 등장합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것인데도

마치 자기 것인양 감사할 줄 모르고

나눌 줄도 모르고

이기적인 삶을 영위한다면

어리석은 부자처럼

멸망한다는 것을

예수님이 오늘 우리에게

깨우쳐 주십니다.

한가위,

추석은 추수감사절입니다.

비록 궁핍하더라도 한가위에

하느님과 조상께 감사드리며

서로 가진 것을 나눈다면

우리도 조상들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최경용 신부 한가위 축일 강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