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 10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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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5일 이후 1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주만이 살 길이다'라며 절규했던 10년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한 것은 없습니다. 천막농성장에서부터 시작해서 월성 핵발전소 정문 앞까지 돌아오는 시위도 변함이 없습니다. 함께했던 대부분의 나아리 주민은 떠나가고, 그 자리에는 전국에서 달려온 시민들이 함께했습니다. ⓒ장영식
월성 핵발전소 앞. 빛바랜 천막 농성장이 있습니다.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던 10년입니다. 숱한 정치인들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도 방문했었습니다. 그러나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한국수력원자력은 농성장의 철거를 요구하며 농성장 주변에는 화단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10년입니다. 처음에는 70여 가구가 함께 이주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했던 주민들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습니다. 매일 상여를 끌고 절규했지만, 그 상여조차 숨이 막혔는지 빛이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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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세월 동안 월성 주민들의 한이 서린 상여들도 빛이 바랬습니다. 남은 사람들의 눈빛에도 한이 서렸습니다. 빗속의 행진은 한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행진이었습니다. ⓒ장영식
“이주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쳤던 10년을 맞았습니다.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전국에서 함께 했던 200여 명의 연대자가 나아리 주민들의 한 서린 상여를 끌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 앞을 돌아왔습니다. 이주대책위 농성 10년의 행사를 마치고,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은 연대자를 향해 말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하는 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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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주대책위 부위원장인 황분희 씨는 이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살던 집이 도로 확장으로 철거되고 보상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이는 혼자 떠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남은 자투리 땅에 집을 짓고, 주민들과 함께 이주할 수 있는 날까지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10년의 행사를 마치고, 200여 명의 연대자 앞에서 외쳤습니다. "여러분들이 함께하는 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탈핵!"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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