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됨됨이>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
그렇게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
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인색함으로 하여
메마르고 보잘것없는
인생을 더러 보아 왔다
심성이 후하여
넉넉하고 생기에 찬
인생도 더러 보아 왔다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후함은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
사람 됨됨이에 따라
사는 세상도 달라진다
후한 사람은
늘 성취감을 맛보지만
인색한 사람은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다
- 박경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