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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사람의 됨됨이>

<사람의 됨됨이>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

그렇게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

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인색함으로 하여

메마르고 보잘것없는

인생을 더러 보아 왔다

심성이 후하여

넉넉하고 생기에 찬

인생도 더러 보아 왔다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후함은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

사람 됨됨이에 따라

사는 세상도 달라진다

후한 사람은

늘 성취감을 맛보지만

인색한 사람은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다

-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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