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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일기1>
얼마나 더 사랑해야
웃어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인내해야
내가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겸손해야
떳떳할 수 있을까
수도원에서
반세기를 살며 고민했어도
시원한 답이 없네
오늘은 거울 앞에서
내가 나에게
가만히 웃어준다
혼잣말을 해본다
완덕에 이르진 못했어도
좀 더 잘해보려고
노력은 했잖아
보이지 않게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을 거야
그러니 한 번쯤
그냥 기뻐해도 좋다고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늘 해오던
몇 가지 결심을 수첩에 적는다
사람들을 차별하지 말 것
고운 말을 쓸 것
음식을 절제할 것
기도를 정성 들여 할 것
그리고 또.....
오늘도 나는
길위에 있다
-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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