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간 화요일
(이사야40.1-11.마태18.12-14)
우리 인간은 풀이요, 그 영화는 들의 꽃과 같다
하느님 당신 자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우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갑작스레 기온이 급강하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스산한 저녁, 야외 식당 화목난로에 소나무 장작을 잔뜩 넣어 불을 지폈습니다. 혼자 있기 뭐해서 평소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강아지 두 녀석 한번 화해시켜보려고 난로 옆에 데리고 앉아 기도 중입니다.
첩첩산중 시골에서 시골 영감으로 지내고 있자니, 얼마나 힘들고 답답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따지고 보니 소소한 기쁨이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어디 있든지,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어디에서든 여기가 꽃자리려니 하고 감사하며 지내다 보면, 그곳이 천국입니다.
잠깐 바깥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세상에! 셀 수도 없이 수많은 별들이 쏟아져 내릴 듯합니다. 몇천 년, 몇만 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 전부터 저렇게 저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별들을 보니, 인간 만사 참으로 보잘것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업습니다.
대림 시기 이사야 예언자는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묵상 주제를 던져주고 있는데, 오늘 독서 말씀은 더욱 각별하고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영원할 것 같은 우리 인간의 권세와 힘, 건강과 젊음, 힘과 에너지는 사실상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 한 송이 꽃과도 같음을 강조합니다.
오늘 우리가 난다긴다하면서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있고, 틈만 나면 내가 누군 줄 알아? 하고 떵떵거리지만, 돌아서서는 눈물 흘리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이사야 예언자의 외침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우리 인간은 풀이요, 그 영화는 들의 꽃과 같다. 주님의 입김이 그 위로 불어오면, 풀은 마르고 꽃을 시든다. 진정 이 백성은 풀에 지나지 않는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 우리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으리라.”(이사야 예언서 40장 6~8절)
대림 시기는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해 이 땅에 강생하신 은혜로운 대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감사하고 묵상하는 가슴 설렘의 순간입니다. 이 시기 동안 우리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우리, 티끌이요 먼지인 우리들의 본래 모습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우리에게 크신 자비와 은총을 베푸셔서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어 주시고, 이 땅 위에 살게 하시며, 사랑스런 인연과 더불어 살게 하신 하느님께 백번 천번 감사드려야겠습니다.
하느님 당신 자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우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분의 축복이 아니었으면, 한순간 솟아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한 줄기 연기요, 안개였을 우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오늘의 福音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0) | 2022.12.06 |
---|---|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다. (0) | 2022.12.06 |
< 중풍병자를 고치신 예수님 > (0) | 2022.12.05 |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1) | 2022.12.03 |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0) | 2022.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