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간 금요일
(이사야48.17-19.마태11.16-19)
<이런 하느님이 너무 좋습니다!>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는 다양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보이셨습니다. 가장 우세한 모습의 특징은 아무래도 세상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겠지요.
뿐만아니라 인정과 측은지심이 철철 흘러넘치는 치유자의 모습도 드러났습니다. 다정다감한 친구의 모습, 관대하고 너그러운 구원자의 모습...
그러나 삐딱한 시선의 소유자들이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눈에 예수님의 모습은 그야말로 꼴불견이었습니다. 그들의 시선이 오늘 복음에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먹보요 술꾼,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신 구세주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 그런 칭호를 붙인 적대자들의 배은망덕과 무례함 앞에 입을 다물수 없을 정도입니다. 독성죄도 그런 독성죄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의 그런 모습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육화강생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멀리 동떨어져 있지 않으셨습니다.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식탁에 앉으셨습니다.
산해진미가 차려진 잔칫상 앞에서 결코 체면 차리지 않으셨습니다. 세리 죄인들과 마주 앉아 포도주 잔을 기울이시며 밤늦도록 정담을 나누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이 정말이지 제 마음을 흐뭇하게 합니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서 왕족이나 귀족, 고관대작들과 어울리지 않으시고, 세리와 죄인들, 가장 밑바닥 인생들, 오늘 우리와 같은 죄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신다는 것, 이 얼마나 감사하고 은혜로운 일인지요.
오늘도 주님께서는 한없이 부당한 나, 죄인 중의 죄인인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당신 거처를 삼으십니다. 우리 안에 굳건히 현존하시며 우리와 일심동체가 되십니다. 이보다 더 큰 축복과 은총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하느님이 너무 좋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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