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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12월 19일

(판관13.2-7.24-25.루카1.5-25)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측면의 결핍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대림 시기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기여한 여러 인물들을 소개하며, 오늘 우리를 향해서도 그들의 덕행을 본받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크게 기여하신 분은 마리아요 요셉이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길을 곧게 닦은 세례자 요한의 기여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의 부모 엘리사벳과 즈카르야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의 표현에 따르면 엘리사벳과 즈카르야는 하느님 앞에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약점이랄까 아픔이 있었으니, 노년에 이르도록 자식이 없었습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 불가능이란 없는 법, 그분께서 두 노인에게 크신 자비를 베푸시어, 상상을 초월하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게 해주셨는데, 당시 그 사건은 엘리사벳과 즈카르야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가 ‘설마? 그럴 리가?’하고 고개를 저을 정도로 경천동지할 일이었습니다.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의 인생역전의 예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듯이, 우리가 하느님을 제대로 만난다면 그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우리가 단1 퍼센트도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운 축복과 은총이 생겨납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난다면, 세속적, 인간적 축복도 큰 은총이지만, 종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 그로 인한 구원이라는 선물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을 온몸으로 체험한다는 것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헛된 삶의 방식’에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헛된 삶의 방식이란 공허하고 의미없는 삶, 허영심 강하고 천박한 삶의 방식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종종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라 여기고 살아갑니다. 때로 자신도 모르게 지극히 비인간적인 규범과 틀에 사로잡혀 그릇된 것을 참이라 여기고 목숨 걸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때로 어이없는 규정 혹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틀에 갇혀 허우적거리며 살아갑니다. 지나친 율법 지상주의, 과도한 완벽주의, 지나친 자기 비하와 죄책감이 그러합니다.

때로 구원이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놓은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헛된 규범, 엄격 주의, 완벽주의, 자기혐오, 죄책감에서 해방되는 것이 구원일 수도 있습니다.

조만간 새롭게 탄생하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우리의 속박과 굴레를 풀어주시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엄격함도 원치 않으십니다. 지나친 자기 비하나 학대도 결코 바라지 않으십니다. 매사에 자유로워지기를, 모든 대상으로부터 편안해지기를 바라십니다.

비록 다양한 측면의 결핍과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현실 안에서 이 세상을 만끽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