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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루카 복음 12장 13-21절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생태적 부르심

오늘 예수님께서는 수확한 곡식과 재물을 곳간에 쌓아두고 인생을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려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통해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루카 12,15)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비록 현세에서는 부자일지 모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루카 12,21)이라고 루카 복음은 명시합니다.

그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오늘 복음에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물질적 재화보다 하느님께 받은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면 더 큰 탐욕을 경계하고 오히려 작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곧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일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지나친 소비문화로 공동의 집인 지구가 신음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목소리는 이제 낯설지도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맥락에서 누군가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일에 앞장선다면 그가 바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일 것입니다. 생명이 경시되는 이 시대에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라는 소명은 우리가 모두 ‘생태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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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안드레아 신부(의정부교구)

생활성서 2022년 10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