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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송년 엽서> ​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 번 스쳐가듯 ​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 ​ - 이해인에서 ​ 더보기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눈이 밝아 집니다 부정적인 말로 남을 판단 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말로 남을 이해 하려 애쓰게 됩니다 ​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얼굴 표정에도 밝은 웃음이 늘 배경처럼 깔려 있어 만나는 이들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 ​ 매우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른사람을 배려하고 그를 위해서 열려 있는 사랑의 행동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보석 입니다 ​ 찾기만 하면 늘 널려 있는 이 보석을 찾지 못하는 것은 저의 게으름 때문이지요 ​ 늘 감사하며 사는 맑은 마음엔 남을 원망하는 삐딱한 시선이 들어올 틈이 없을 것 입니다 ​ 참으로 고운 마음이란 잘 알아보지도 않고 남을 비난하고 흥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요 ​ - 이해인 더보기
<기다리는 행복>​ ​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 ​ - 이해인에서 ​ 더보기
< 첫눈 > ​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 하늘만 보아도 배고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 - 이해인[작은 기쁨] 중에서 ​ 더보기
❤ 인생은 구름이고 바람인 것을 ❤ ❤ 인생은 구름이고 바람인 것을 ❤ ㅤ 누가 날 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ㅤ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 번 왔다 가고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 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않으리오. 오늘 내 몸에 안긴 겨울 바람도 ㅤ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 가리니 ㅤ 지금 나의 머리 위에 무심히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ㅤ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 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ㅤ 어느 날 세상 스쳐가다가 .. 더보기
< 익어가는 가을 >​ ​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 가을이 깊을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 기도 ​ 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 - 이해인 ​ 더보기
< 작은 소망 >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 - 이해인 중에서 ​ 더보기
< 길 위에서 > ​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도 ​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 어두울수록 눈물 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한다 ​ - 이해인 중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