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썸네일형 리스트형 해인 수녀의 새해편지 해인 수녀의 새해편지 나는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고 나이 오십에 시를 쓴 적이 있네 30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이제 멀리 외딴 곳이 아니라 도심 한 복판이나 시장터 언저리에 허름한 집을 얻어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열심히 관찰하고 그들 위해 기도하며 여생을 보내고싶다 그런 생각을 하네 결국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더 중요하다는 걸 거기가 바로 구원의 장소라는 걸 왜 이리 늦게야 알아듣는 것인지! - 이해인의 시 ‘어떤 생각’ 안녕하시지요? 또 다시 밝아 온 새해 2024년! 청룡의 해라고 사람들이 푸른 용의 그림을 많이 보내주네요. 높이 비상하라는 기원과 함께! 오늘 아침엔 ‘망팔(팔십을 바라보게 되니까)이라는 화장터의 단상으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김훈님과 직접 통화를 했고, .. 더보기 송년엽서 - 이해인 송년엽서 -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 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 [다른 옷은 입을 수가없네]에서 더보기 <지혜를 구하는 기도> 오늘 하루도 지혜 한 톨 주십사고 기도드립니다 무엇을 보고 들어야 할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진리의 길에서도 헤맬 적이 많습니다 하얀 눈꽃을 닮은 지혜 한 톨 받아 열심히 가꾸고 키우다 보면 마음의 눈이 밝아질까요 남에게 슬픔을 안기지 않는 따뜻하고도 지혜로운 사람이 진정 될 수 있는 걸까요 - 이해인 더보기 <내가 발견하는 아름다운 순간들> 친구야,쓸쓸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네게 보여줄까?(1981.12) 1)우리집 잔디밭 바위 옆에 홀로 핀 백합 2)산길에 떨어진 도토리 한 개 3)내 방에서 타오르는 한 자루의 촛불 4)조그만 화병 위에 꽂힌 한 송이의 필락말락한 장미 5)우리집 라일락 언덕길을 산책하는 한 마리의 비둘기 6)미류나무 한 그루와 그 가슴 위의 까치집 한 개 7)흰 모래밭에 누워있는 소라 한 개 8)푸른 하늘 위의 한 점 흰 구름 9)으스름 저녁에 상당에서 혼자 기도하는 이의 뒷모습 10)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뒤돌아보고싶은 마음을 아프게 참고 걸어가는 이의 그 조용한 뒷모습 11)혼자서 바닷가를 산책하는 이의 뒷모습 12)우리집 뒷산 명상의 길을 혼자서 걸으며 기도하는 이의 모습 13)높은 종탑 위에서 .. 더보기 < 감사하는 마음은 >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감사하는 마음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투명한 유리창처럼 마음을 갈고 닦는 선함과 순수함으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다 보면 매일매일 감사할 일들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올라 맑은 물 한 동이씩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따뜻한 마음입니다. 퉁명스럽지 않은 다정함으로 남을 배려하며 그 누구도 모질게 내치지 않는 마음 자신의 몫을 언제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마음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다 보면 늘 감사에 가득 찬 어질고 부드러운 눈길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겸손한 마음입니다. 이기적인 자기도취, 독선적인 오만함에 빠지지 않는 겸.. 더보기 < 가신 이에게 > 위령성월 갈꽃 같은 얼굴로 바람 속에 있었읍니다 춥고 어두운 땅 밑에 누워 하얗게 사위어 가는 당신이 지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당신이 살아 있는 이들보다 더 깊고 맑은 영혼의 말을 건네 주십니다 당신의 말은 나비가 되어 나의 하늘에서 춤을 추고 그것은 또 꽃이 되어 내 마음밭에 피고 하나의 별이 되어 어둔 밤을 밝힙니다 시시로 버림받고 시시로 잊혀지는 당신의 목쉰 소리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바람 같은 기도가 되어 내가 믿지 않은 사랑하지 않은 잃어버린 시간들을 울게 하고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눈물을 뿌려 꽃도 피지 않은 당신 무덤가에 오면 살아서도 조금씩 내가 죽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읍니다 당신이 누운 어둠의 골짜기 강 건너 저편엔 순간.. 더보기 < 순례자의 기도 > 위령 성월 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 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 그 이름 사랑이신 주님 사랑하는 이에게도 더러는 잊혀지는 시간을 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 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을 묻는 주인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 그 이름 빛이신 주님 한 점 흰구름 하늘에 실려 가듯 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하소서 죽은 이를 땅에 묻고 와서도 노래할 수 있는 계절 차가운 두 손으로 촛불을 켜게 하소서 해 저문 가을 들녘에 말없이 누워 있는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 - 이해인 에서 더보기 < 가신 이에게 > 갈꽃 같은 얼굴로 바람 속에 있었습니다. 춥고 어두운 땅 밑에 누워 하얗게 사위어 가는 당신이 지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당신이 살아 있는 이들보다 더 깊고 맑은 영혼의 말을 건네 주십니다 당신의 말은 나비가 되어 나의 하늘에서 춤을 추고 그것은 또 꽃이 되어 내 마음밭에 피고 하나의 별이 되어 어둔 밤을 밝힙니다 시시로 버림받고 시시로 잊혀지는 당신의 목쉰 소리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바람같은 기도가 되어 내가 믿지 않은 사랑하지 않은 잃어버린 시간들을 울게 하고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눈물을 뿌려 꽃도 피지 않은 당신 무덤가에 오면 살아서도 조금씩 내가 죽어 가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당신이 누운 어둠의 골짜기 강 건너 저편엔 순간마다 촛불 켜는 누군가의 큰 손이 새벽종을 치는..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