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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길동무 얘기

풀보다 먼저 눕던 한덕수 ‘미스터리’ [박찬수 칼럼] 풀보다 먼저 눕던 한덕수 ‘미스터리’ [박찬수 칼럼]​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박찬수 대기자 “풀보다 먼저 눕는 사람.”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일한 적 있는 전직 정부 고위 인사가 한 총리를 가리켜 한 말이다. 김수영의 시 ‘풀’에 빗대서, 누구보다 시류에 빠르게 적응하는 걸 표현했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통상산업부 차관이던 그는 김대중 정부로 정권이 바뀐 뒤에도 통상교섭본부장과 오이시디(OECD)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경제수석의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97년 3월 통산부 차관 인사 프로필에 ‘서울’로 적혀 있던 고향은 이듬해 3월 통상교섭본부장 인사에선 ‘전북’으로 바뀌었다.​그는 김대중 정부 임기가 끝나가자 다시.. 더보기
윤석열이 긁은 ’계엄의 비용’…“5100만명이 장기 할부로 갚아야” 윤석열이 긁은 ’계엄의 비용’…“5100만명이 장기 할부로 갚아야”반헌법적 12∙3 비상계엄의 비용은?불편으로 치부된 시민의 고통과 비용계엄 뒤 환율 급등과 증시 하락 겹쳐​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세계사를 살펴보면 자유시장과 자유주의 정치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 번영과 풍요가 꽃을 피웠습니다. 저는 무너진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알 수 없으나, 그의 취임사에 ‘무너진 헌법 가치’의 회복과 수호는 새겨질 게 틀림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을 뱉은 윤석열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전복시켰다. ​지난 3월 총선을 앞두고 제51회 상공의 날을 맞아 그는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 활동의 자유와.. 더보기
“2번, 3번 계엄” “총 쏴서라도”…검찰에 실토한 ‘윤석열의 명령’ “2번, 3번 계엄” “총 쏴서라도”…검찰에 실토한 ‘윤석열의 명령’​검찰,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에 상세히군·경찰 총 4700여명 투입 ‘내란 작전’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월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27일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행적을 담았다. 윤 대통령은 군·경 지휘부에 국회의원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을 명령하면서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니까 계속 진행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끌어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고 지시한 .. 더보기
‘눈떠보니 후진국’을 만든 권력자들 [박현 칼럼] ‘눈떠보니 후진국’을 만든 권력자들 [박현 칼럼]​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박현 ㅣ 논설위원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침대에 들어가기 직전에 뉴스 챙겨보기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평생 밤늦게까지 뉴스를 챙기는 게 버릇처럼 됐지만 지금은 한층 더 긴장된 마음으로 보게 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지난 3일 일찍 잠든 이들은 아침에야 그 뉴스를 듣고 얼마나 황당했을까. 필자는 2년 전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적 행태들을 비판하는 칼럼에서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비유적 표현을 쓴 바 있는데, 하마터면 그.. 더보기
헌법의 핵심가치 다시 일깨워준 탄핵과 ‘파면 열차’​ 헌법의 핵심가치 다시 일깨워준 탄핵과 ‘파면 열차’​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은 헌법의 핵심가치인 제1조 1항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은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이 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한민국 정체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답변하곤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꿀 먹은 사람처럼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있다.​대한민국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3·1 독립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호를 ‘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선포하고, 임시헌장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라고 천명했다. ‘민.. 더보기
탄핵 골든타임, 섣부른 개헌론을 경계함​ 탄핵 골든타임, 섣부른 개헌론을 경계함​자유를 내세웠지만 내심으론 독재자를 꿈꾸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었다. 위대한 대한국민들이 저항권을 성공적으로 행사한 결실이다. 헌정의 중대 고비마다 민주화를 직접 쟁취해온 국민이 거둔 또 한 번의 승리다. ​군과 경찰의 봉쇄시도에도 계엄해제의 고삐를 당겨 국민대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국회도 칭찬해야 마땅하다. 아직도 내란죄 피의자의 손을 놓지 못하고 내란 방조의 굴레를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힘 다수 국회의원들을 제외하고.​이번 사태를 대통령제 탓으로 돌리려는 시각이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란의 현실을 회피하면서 개헌론을 꺼내든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내란혐의자들에 대한 조사와 책임추궁에 집중해야 할 중대한 ‘헌법의 순간’에 섣부른 개헌론은 경계해.. 더보기
‘윤석열 탄핵 이후’ 응원봉보다 사람을, 마음을! ‘윤석열 탄핵 이후’ 응원봉보다 사람을, 마음을!​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갔다. 롱패딩과 양털부츠, 마스크와 핫팩으로 중무장했다. 소용없었다. 아스팔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는 뼛속까지 시리게 했다.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을 바랐다. ​투개표가 빨리 끝나기 또한 바랐다. 주변을 둘러보니 달랐다. 여성이 다수인 청년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집중력과 인내심이 놀라웠다.​탄핵 정국 속 1030세대의 ‘응원봉’이 주목받고 있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다만세)로 대표되는 집회 속 K팝도 화제다.​한국 시민은 지난 2주 사이 ‘다만세’를 두 차례 겪었다. 12월 3.. 더보기
윤석열의 ‘부질없는 독전’ 선언 이후 윤석열의 ‘부질없는 독전’ 선언 이후​윤석열의 독전(督戰) 선언이 나왔다. “잠시 멈춰 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탄핵 소추 결정 후 그가 내뱉은 첫 번째 소리다. 어떻게 저런 천연덕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지 속이 메스껍다. ​자기 맘대로 군인과 경찰을 풀어 정치인을 잡아다 가두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하며, 언론의 주리를 틀라 하고, 국회와 선관위를 군홧발로 짓밟은 내란 수괴가 다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그래봤자 그의 독전 선언은 ‘눈먼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부부의 단말마 같은 비명이고 마지막 발버둥이다.​그가 하려는 말은 뻔하다. 국민의힘에서 ‘배신자’를 청소하고 윤석열을 결사옹위할 체제를 구축하자. 윤석열을 지키는 아스팔트 보수세력을 동원하여 극우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자. ​윤석열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