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1요한1.1-4. 요한20.2-8)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주고 한시름 잊게 하는...
가끔씩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명대사를 접하면 대본 작가님들의 민중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에 감탄하게 됩니다.
“우리 같은 서민들 하루하루의 삶은 위에 앉아있는 분들이 상상못할 정도로 힘겹답니다. 그래서 감동적인 한 편의 연극이나 드라마를 보며 박수를 치고, 대리 만족합니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백성들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주고 한시름 잊게 하는 것이 예인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니 저희 같은 사제와 수도자들에게 주어지는 사명도 막중한 것 같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영혼을 돌보는 존재로서 전례나 성무를 더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잘 연습된 아름다운 성가로 교우들이 마음을 활짝 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상처입은 마음들을 부드럽게 위로하고 고통 속에서도 힘차게 살아갈 에너지를 제공하는 멋진 강론도 필요하겠습니다. 한명 한명 교우들과 눈을 맞추고 진심으로 환대하고 경청해야 하겠습니다. 더 많은 사랑을 관대히 나눠야 하겠습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요한 복음 사가가 그랬습니다. 사도 성 요한 복음 사가는 ‘사랑의 사도’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님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또한 그 사랑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의 인생에 타이틀을 하나 붙인다면 사랑의 사도입니다. 나이든 그는 만년에 말하기 조차 힘들었지만, 그 와중에도 틈만 나면 외친 단어가 사랑이었습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스승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흘러넘치는 사랑을 듬뿍듬뿍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그 어떤 시련과 고통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 뜨거운 사랑 체험을 바탕으로 죽음조차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요한 복음사가가 얼마나 주님을 사랑했으며, 그 사랑의 체험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건장한 남성이었던 그가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이런 표현까지 썼습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이 세상 안에서 인간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사랑은 언제나 한계가 있고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연인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영원할 것 같던 불같은 사랑도 세월과 더불어 식어갑니다. 마치 산같이 든든했던 아버지의 사랑도 초라하고 구차한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이 있으니 바로 주님 사랑입니다. 결국 우리가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랑, 최종적으로 추구해야 할 사랑은 주님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 불멸의 사랑, 한계가 없는 사랑, 마지막 날까지 변하지 않을 사랑, 오직 주님 사랑 뿐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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