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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

2023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이사 60,1-6.에페 3,2.3ㄴ.5-6.마태 2,1-12)

<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어렸을 때 일화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새 구두를 맞추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구둣가게에 갔습니다. 수선공은 레이건의 발 치수를 잰 뒤에 구두 앞이 둥근 것과 각진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평범하고 보편적인 둥근 것을 선택할지, 남들과 다른 특별하게 보이는 각진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면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망설이자, 구두 수선공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 그렇다면 일주일 뒤에 구두를 찾으러 오너라. 내가 만든 대로 구두를 신으면 후회하지는 않을 거다.”

일주일 뒤에 레이건은 완성된 구두를 보고 크게 실망했고 화가 났습니다. 완성된 구두의 모양이 한쪽은 둥글고 다른 쪽은 네모난 짝짝이 구두였기 때문입니다. 이 이 모습을 본 구두 수선공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물쭈물하면서 똑 부러지게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이런 짝짝이 신발을 신어야 한다.”

이 경험이 큰 교훈이 되어 레이건 대통령은 남에게 결정을 맡기지 않았고 스스로 신속하게 결정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 많은 결정이 놓여 있습니다. 그때 이 선택이 과연 최선이었는지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미루다가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주님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선택이 그러합니다. 지금은 일할 때이고 돈 벌 때라면서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뒤로 미룹니다. 나중에 한가해지고 할 일 없으면 그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뒤로 미룬 선택으로 만족스럽게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님과 함께하는 삶은 바로 ‘지금’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강생하신 예수님께서 공적으로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신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당신을 드러내셨음은 우리 모두 예외 없이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명령이었습니다. 그래야 나의 구원이 여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동방박사들은 유다인이 아니라 이방인입니다. 그런데도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온 것입니다. 곧바로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 그 먼 곳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귀한 황금, 유향, 몰약을 예물로 바칩니다. 이방인인 동방박사가 예수님을 선택한 것과는 달리, 헤로데는 자기 지위가 영원하길 바라면서 예수님을 제거할 생각만 합니다. 잘못된 선택이 무죄한 아이들을 살해하는 엄청난 범죄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을 선택합니까? 그리고 예수님께서 좋아하실 선물을 마련하십니까? 그 선물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 위에 주님의 영광이 떠오를 것입니다(이사 60,1 참조).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교회는 언제나 성경들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하여 왔다(계시헌장, 2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