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간 월요일
(히브5.1-10.마르.18-22)
신랑이 혼인 잔치 손님들과 함께 있다.
언젠가 어떤 분과 대화를 나누는데 자신과 대통령이 같은 고향으로 잘 아는 사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의 일을 이야기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연락하세요?”라고 묻자, 바쁘신 분인데 어떻게 연락이 되겠냐고 하십니다.
종종 지위 높은 사람과 친분이 있으면 마치 자신이 높은 사람이 된 양 행동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 친분이 현재에는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거의 인연을 내세워서 허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 친분이 그를 높여줄까요? 허세만 부린다면서 오히려 멀리할 것입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렸을 때 신부님 옆에서 복사 섰었다는 이야기부터 본당 봉사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지금은요?”라고 물으면, “요즘은 바빠서 미사에 나가지도 못하네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주님과 전혀 가깝지 않은데, 과거의 인연으로 주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과거에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바로 지금 알아야 합니다. 과거의 신앙생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신앙생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 2,22)라고 하면서, 늘 새롭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새로운 마음으로 담아야 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당시의 사람들 역시 새로운 예수님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단식하지 않고 먹고 마시는 모습에 실망만 하면서 오히려 예수님께 적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큰 죄를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묵상 글을 통해 ‘쓰담쓰담 묵상집’의 마지막 장을 적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교구장 주교님의 인사 명령에 따라 갑곶성지를 떠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 내일부터 제 후임 신부가 이 묵상집을 이어서 쓸 것입니다.
2003년 12월에 와서 3년 동안, 그리고 2015년 1월에 와서 7년 동안을 갑곶성지에서 살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은 저였지만 순교자들의 보살핌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이제 갑곶성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헌 포도주 같은 저는 떠나고, 새 포도주와 같은 신부님께서 이곳을 맡아주십니다.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한 신부님이시기에 아무런 걱정 없이 안심하며 떠나겠습니다. 아무쪼록 새롭게 갑곶성지를 운영하고 발전시키실 신부님께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1월 16일부터 인천가톨릭대학교 성김대건성당에서 사목을 시작합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길 청합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고민해도 소용없는 고민으로부터 자기를 해방시켜라. 그것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가장 가까운 길이다(데일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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