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쉬며 목 축일 샘-法頂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부자의 뜻은 대체 무엇입니까?

국어사전에 보면 부자는 살림이 넉넉한 사람,

재산이 많은 사람이라고 간단명료하게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부자라는 항목 아래에

이런 속담들이 나옵니다.

'부자가 무섭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가난한 사람들보다 부유한 사람이

더 인색하다는 말입니다.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나눌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 먹을 것이 있다.'

그만큼 많이 축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또 '부자에게도 한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자라고 해서

아무 걱정 없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부자가 되기까지 나름대로

한이 맺혔을 것입니다.

가난을 면하기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전심전력을 기울여 긁어모은 결과로

부자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

경전에는 탐욕이 바로

생사윤회의 근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탐욕이란 지나치고 분에 넘치는

욕심입니다.

자기 그릇보다 더 많이 채우려고 하는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얼마만큼이면 만족할까요?

이것은 있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물론 어느 정도 관계는 있겠지만

행복은 가진 것에

의해서 추구되지 않습니다.

행복은 결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찾아지는 것입니다.

똑같은 조건에 있으면서도

누군가는 행복을 느끼며 살고

누군가는 불만 속에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너나없이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본능적인 소망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지리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미국이나 강대국들이

온 세계를 자기네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소리입니다.

더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제적 침략입니다.

정단한 노력에 의해서

재산을 모으지 않고

투기 같은 것으로

급작스럽게

부자가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작스런 부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자기 그릇에

채울 만큼만 지녀야 하는데,

훨씬 많이 채우려고 하니

넘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지금까지의 삶의 소중한 의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착실하게 노력하면서

살아온 삶의 질서에 혼란을 가져옵니다.

인간관계의 소중함도

상실되어 버립니다.

세상에 공것은 없습니다.

횡재를 만나면 반드시 횡액을 당합니다.

그것이 인과관계입니다.

물질이란 그런 것입니다.

부는 홀로 오는 법이 없습니다.

어두운 그림자를 늘 동반합니다.

…가난이 미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가 맑은 가난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탐욕을 버리고

분수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지나친 소비와 넘침에서 벗어나

맑고 조촐하게

가질 만큼만 갖자는 뜻입니다.

2005년12월 11일 길상사 창건 8주년 법회

- 법정 스님 < 일기일회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