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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왜 절해유?

"여성을 딸, 아내, 엄마로 보는 시선이 가장 큰 폭력"

"여성을 딸, 아내, 엄마로 보는 시선이 가장 큰 폭력"

[우타가 만난 사람]전국순회강연 나선 티베트 첫 외국인 비구니 텐진 팔모 스님

우먼타임스(womantimes)

[채혜원 기자]“어느 사회나 그렇듯이 한국 사회 역시 여성을 ‘아버지의 딸, 남편의 아내, 아들의 엄마’로 보는 것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가장 큰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거기서부터 모든 여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티베트 불교에 귀의한 첫 서양인 비구니 텐진 팔모(62) 스님은 여성을 ‘주체적인 한 여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딸, 아내, 어머니로 보는 것이 모든 여성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텐진 팔모 스님은 ‘법과 사랑 나눔’이란 주제로 전국 9곳에서 순회강연을 하기 위해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 초청으로 방한, 지난 7일 봉은사를 시작으로 불자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여성들 진정한 수행자로서 불교의 등불역할 돼라”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여성불자대회 이후 두 번째 방한한 스님은 올해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불교 신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그 많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불교를 녹여내고 실천하려는 것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다고 한다.

진정한 헌신과 불교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져 한국 여성들에게 “앞으로도 불교의 원리에 입각해 골고루 수양을 갖춰 여성들이 진정한 수행자로서 불교의 등불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국인으로 티베트에 귀의한 텐진 팔모 스님은 1963년 20세의 나이에 인도로 불교공부를 하러가 이듬해 티켓불교 8대 환불인 캄트룰 린포체를 만나 스승으로 모시고 6년간 공부했다.

이후 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작은 승원에서 6년간 수행을 한 후 1976년부터 12년간 히말라야의 작은 석굴에서 홀로 기거하며 명상수행을 했다. 명상수행 후 스님은 끊임없이 ‘여성의 몸으로 12년간의 석굴수행을 어떻게 견디었느냐’라고 질문을 들었지만 “여성의 근육이 남성의 근육보다는 작지만 대체 여성이 약하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라고 일축했다.

▲ 지난 7일 봉은사에서 열린 텐진 팔모 스님 강연을 듣기위해 불자들이 법왕루를 가득 매웠다.

ⓒ2005 우먼타임스

“여성의 몸이 약하니까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여성의 힘을 마비시키고 빼앗는 일입니까. 어렸을 때부터 몸이 굉장히 약했지만 석굴에서 사는 게 내 길이라고 생각했을 때 난 해냈습니다. 역사적으로 사회, 가족에서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시련을 이겨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남성이 아니고 여성이었어요.”

스님은 그저 여자이기에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게 힘찬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감을 전할 수 있는 역할 모델이 되고 싶다고 전한다. 스님은 현재 인도에 동규가찰링 비구니승원을 설립하고 지방과 해외법문이 없을 때면 늘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텐진 팔모 스님은 늘 강연을 마친 후에는 공덕을 회양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재 또는 미래에 가져올 선행인 ‘공덕’이 강연이 열린 장소에서 다른 나라로, 이어 온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과 비생물에 깊이 스며들어 모든 존재들이 행복해지기를, 평안해지기를 바라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며 여성수도자가 승려가 될 수 없는 티베트에서 온갖 고초를 이겨내고 수양을 한 텐진 팔모 스님의 작은 몸에서는 어떤 힘보다도 강한 평화에너지가 가득 차 있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행복의 전제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특질인 관용, 친절, 부드러움, 자비 등을 늘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여성성은 약점이 아닌 여성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최대 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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