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4주일
(이사 7,10-14 . 로마 1,1-7. 마태 1,18-24)
<성 요셉, 이미 하늘나라를 사신 분>
종이에서 펜을 떼지 않은 채 4개의 직선으로 9개의 점을 연결하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5개의 직선이라면 쉬울 것 같은데, 4개의 직선이라고 하니 하나의 선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정답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생각했던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우선 정답은 이러했습니다. 경계를 벗어나면 쉽게 풀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점에서 조금도 벗어나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했던 것이지요.
‘틀을 벗어나는 사고방식’은 우리 일상 안에서도 분명 필요로 합니다. 사실 습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란 정말로 힘듭니다. 그래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경기 장면을 보고 있습니다.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우리나라가 불리하다고 생각할 때가 더 많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가 승리하면 선수들이 잘해서이고, 다른 나라가 이기면 심판의 잘못된 판정과 텃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역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뜻도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요셉이 가지고 있었던 틀이 있었습니다. 의로운 사람, 율법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는 틀이었습니다. 이 틀에 의하면 마리아를 고발해서 공개 심판을 받게끔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틀을 깨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를 복음은 이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파혼하기로 작정하지요. 파혼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직도 틀 안에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꿈에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합니다.
이 말에 그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납니다. 고발하지도 또 파혼하지도 않으면서 성가정을 이룹니다. 천사의 명령이니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꿈에서 이루어진 명령입니다. 꿈 꾼 것을 누가 그대로 따르겠습니까?
틀을 깨려고 시도했기에, 꿈을 통해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게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 틀은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요셉도 마리아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장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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