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내가 그렇게 했듯이 드러나지 않게 사랑하십시오, 깊고 참된 것일수록 말이 적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드러나지 않게 선을 베푸십시요. 그리고 침묵하십시오. 변명하지 말고 행여 마음이 상하더라도 맞서지 말며 그대의 마음을 사랑으로 이웃에 대한 섬세한 사랑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사람들이 그대를 멀리할 때에도 도움을 거부할 때에도 오해를 받을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의 사랑이 무시당하여 마음이 슬플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 주위에 기쁨을 뿌리며 행복을 심도록 마음을 쓰십시오. 사람들의 말이나 태도가 그대를 괴롭히더라도 말없이 사랑하며 침묵하십시오. 그리고 행여 그대의 마음에 원한이나 격한 분노와 판단이 끼어 들 틈을 주지 말고 언제나 이웃을 귀하게 묵묵히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 이해인 더보기 <노년의 기도 일기> 내 마음을 마음대로 다스릴 수 없을 때 너무 힘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때 너무 힘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누가 무어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허무하고 괜히 서운하고 그래서 이유 없는 원망을 조금씩 키웠어요 일상의 길 위에서 사람보다는 꽃과 새와 나비와 더 친해졌으면 이제는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들지 말고 사람들과 더 친해져야지 먼저 사랑해서 오래 사랑받아야지 밝고 맑은 결심을 세우며 푸른 하늘 올려다보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새롭게! - 이해인의 햇빛 일기에서 더보기 <밭도 아름답다> 바다도 아름답지만 밭도 아름답다 바다는 멀리 있지만 밭은 가까이 있다 바다는 물의 시지만 밭은 흙의 시이다 상추, 쑥갓, 파, 마늘 무, 배추, 당근, 오이 흙냄새 나는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보면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새로움, 널라움 고마움의 빛 나는 더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열려 있는 엄마 밭이 되고 싶다 흙의 시가 되고 싶다 - 이해인 에서 더보기 <기쁨의 맛> 바람에 실려 푸르게 날아오는 소나무의 향기 같은 것 꼭꼭 씹어서 먹고 나면 더욱 감칠맛 나는 잣의 향기 같은 것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고 사랑할 때의 평화로움 같은 것 누가 나에게 싫은 말을 해도 내색않고 잘 참아냈을 때의 잔잔한 미소 같은 것 날마다 새롭게 내가 만들어 먹는 기쁨 과자 기쁨 초콜릿 기쁨 음료수 그래서 나는 평생 배고프지 않다 - 이해인 인생의 열 가지 생각에서 - 더보기 <눈을 감는 일> 살아갈수록 눈을 감는 습관이 나를 길들인다 담이 쏟아지거나 꿈을 꾸고 싶을 때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 눈을 감으면 은은하게 출렁이는 환희심으로 삶이 더욱 어여쁘다 자질구레한 근심 걱정 사라지고 보름달 닮은 행복이 나를 휘감는다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눈을 감는 게 아니고 오히려 살고 싶어서 눈을 감는 일이 더 많아진다고 오늘도 고개 끄덕이며 눈을 뜨기 위해 눈을 감네 언젠가 내가 영원히 눈을 감아 뜨지 못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눈을 감아야지 더 기쁘게 더 고요히 삶을 관조하는 작은 성녀가 되어야지 - 이해인 꽃 잎 한 장처럼에서 - 더보기 < 부활절의 기쁨으로 > 당신이 안 계신 빈 무덤 앞에서 죽음 같은 절망과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지던 저에게 다시 살아오신 주님 이젠 저도 당신과 함께 다시 살게 된 기쁨을 감사드립니다 시들지 않는 이 기쁨을 날마다 새롭게 가꾸겠습니다 혼자서만 지니지 않고 더 많은 이들과 나누겠습니다 빈 무덤에 갇혀 있던 오래된 그리움을 꺼내 꽃다발로 엮어 들고 당신을 뵈오러 뛰어가겠습니다 이토록 설레는 반가움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저에게서 지난날의 불안과 두려움의 돌덩이는 멀리 치워 주십시오 죽음의 어둠을 넘어서 빛으로 살아오신 주님 산도 언덕도 나무도 풀포기도 당신을 반기며 알렐루야를 외치는 이날 다시 살아오신 당신께 살아 있는 저를 다시 바치오니 사랑으로 받아 주소서 기쁨의 향유를 온 세.. 더보기 < 부활절의 기도 > 당신께 받은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 드리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덮어 주신 당신 앞에 한 생애를 굽이쳐 흐르는 눈물의 강은 당신께 드리는 저의 기도입니다 깊고 적막한 마음의 동굴 속에 수없이 얼어붙은 절망의 고드름들을 희망의 칼로 깨뜨리며 일어서는 부활절 아침 오늘은 흰 옷 입은 천사처럼 저도 뉘우침의 눈물로 표백된 새 옷을 차려 입고 부활하신 당신을 맞게 하소서 막달라 마리아처럼 뜨거운 사랑과 아름다운 향유도 지니지 못한 미련한 저이오나 온 우주에 구원의 꽃을 피우신 당신을 기리기 위해 가장 날랜 기쁨의 발걸음으로 달려가게 하소서 시몬 베드로의 겸손한 마음으로 저도 당신께 다가가서 가슴에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고백하고 싶나이다 "아시는 바와.. 더보기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주님, 제가 좀 더 사랑하지 못하였기에 십자가 앞에서 사랑을 새롭히는 사순절이 되면 닦아야 할 유리창이 많은 듯 제 마음도 조금씩 바빠집니다 제 삶의 일과표엔 언제나 당신을 첫 자리에 두고서도 실제로는 당신을 첫 자리에 모시지 못했음을 용서하소서 올해도 우선 작은 일부터 사랑으로 이렇게 적혀있는 마음의 수첩에 당신의 싸인을 받고 싶습니다 주님, 성당 입구에서 성수를 찍거나 문을 열고 닫거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과 같은 저의 조그만 행위를 통해서도 당신은 끊임없이 찬미 받으소서 식사하거나 이야기하거나 그릇을 닦거나 걸레를 빠는 것과 같은 일상의 행위를 통해서도 당신을 변함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주님, 제가 좀 더 침묵하지 못하였기에 십자가 앞에서 침..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22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