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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키47.1-2.8-9.12.요한2.13-22)

성전의 청결을 보존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영혼을 죄의 오물로 더럽히지 마십시오!

로마 시내 수많은 성전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성전인 라테라노 대성전은 가톨릭교회 역사 안에 지니는 가치와 의미가 상당합니다.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300년대 건립된 성당으로, 로마 공식 주교자 성당으로,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티칸 대성당의 규모도 엄청나지만, 라테라노 대성당의 위용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노라면, 수천 년에 걸쳐 이어져 온 가톨릭교회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눈으로 보고 있는 이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대성전이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성전 역시 지상 성전으로서 언젠가 반드시 허물어져 내린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장사꾼들과 환전상으로 오염되고 타락한 유다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복음서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노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정확히 묘사되고 있습니다.

행동 역시 과격하십니다. 채찍질을 하시며 양과 소, 환전꾼들과 장사꾼들을 성전으로부터 몰아내십니다.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십니다. 탁자들을 엎어버리십니다. 그리고 아주 강하게 외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성전은 본질상 기도하는 집입니다. 따라서 신성한 곳이어야 합니다. 영적인 곳이어야 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기도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지극히 세속적인 모습들, 세상에 닳아빠진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정화될 수 있는 회개의 분위기가 꾸며져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성전은 어쩌면 우리 각자입니다. 우리 각자가 교회입니다. 매일 성체성사를 통해서 다가오시는 그리스도의 몸이 머무시는 우리 각자가 대성전입니다.

오늘 하루 아를르의 성 체사리우스 주교님의 강론이 우리 영혼의 양식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가 이 대성전 봉헌 축일을 기쁨 속에 지내고 싶다면 우리의 악한 행실로 하느님의 살아있는 우리의 이 성전과 우리 각자의 영혼과 육신을 파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성전의 청결을 보존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영혼을 죄의 오물로 더럽히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이 성전이 광채로 빛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 하느님께서도 여러분 영혼에 암흑이 끼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대성전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영혼에 들어가고 싶어 하십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