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쁜 일상사에 쫓기느라고,
자신을 한 웅덩이 속에만
가두어 놓고 그 속에서 부침한다.
그들은 끝내 넓은 강물의 넘치는 흐름 속에
합류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은 그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순수하게 집중하고 몰입할 때
저절로 평온해지고 맑고 투명해진다.
마음의 평온과 맑고 투명함 속에서
정신력이 한껏 발휘되어 고도의 주의력과
순발력과 판단력을 갖추게 된다.
명상은 그 같은 정신력을 기르는 지름길이다.
명상을 특수한 계층에서 익히는
특별한 훈련이 아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놀고 자고
혹은 배우고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상은 우리들 삶의 일부분이다.
명상은 안팎으로 비켜보는 일이다.
자기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와 언어 동작,
생활 습관들을 낱낱이 지켜보는 일이다.
여러가지 얽힌 일들로 인해 죽 끓듯 하는
그 생각과 생각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한다.
지켜보는 동안은 이러쿵저러쿵 판단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강물을 강둑 위에서 묵묵히 바라보듯이
그저 지켜볼 뿐이다.
명상은 소리없는 음악과 같다.
그것은 관찰자가 사라진 커다란 침묵이다.
그리고 명상은 늘 새롭다.
명상은 연속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지나가 버린 세월이 끼여들 수 없다.
같은 초이면서도 새로 켠 촛불은
그 전의 촛불이 아닌 것처럼 어제 했던 명상은
오늘의 명상과 같은 것일 수 없다.
이와 같이 명상은 흐르는 강물처럼 늘 새롭다.
일상적인 우리들의 정신상태는
너무나 복잡한 세상살이에 얽히고 설켜
마치 흙탕물의 소용돌이와 같다.
우리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도
이런 흙탕물 때문이다.
생각을 돌이켜
안으로 자기 자신을 살피는 명상은
이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작업이다.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둘레의 사물이 환희 비친다.
본래 청정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명상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하고
안으로 진지하게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들어 있다.
때때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일이 없다면
우리 마음은 황무지가 되고 말 것이다.
명상하라. 그 힘으로 삶을 다지라.
- 법정 스님 < 오두막 편지 >에서 -
'쉬며 목 축일 샘-法頂'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침묵 > (0) | 2023.11.20 |
---|---|
<생명력이란?> (0) | 2023.11.12 |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0) | 2023.11.01 |
< 진정한 행복은 > (1) | 2023.10.28 |
< 지구환경의 위기 > (0) | 202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