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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김수환 추기경

<참된 인간>

<참된 인간>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마태 16, 24-25)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여러분이 이상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각자 나름대로

이상적인 미래의 자아상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나는 미래에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여러분 스스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아마도 대부분이 비슷비슷할 것입니다.

일류 대학을 나오고, 돈과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직장을 얻고 등등이겠지요.

그러려면 절대로 자기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자기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려야한다.

제 십자가를 져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성공을 돈과 권력에만 둔다면

이것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참된 인간입니까?

무엇이 참 인간이 되는 길입니까?

그리스도처럼 진리의 인간, 정의의 인간,

사랑의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남을 위하여, 모든 이를 위하여

자기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사랑의 사람이 되면

이것이야말로 참된 인간입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세상을 밝히는 빛이요,

세상을 드높이고 구하는 사람,

그리스도를 닮은 참 인간입니다.

돈도 권력도 좋습니다.

그러나 만일 누가 그것은 있는데

참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면,

더욱이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그 사람을

오히려 불행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 사회와 세계가 비인간화되고

불행해져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속에 품어야 합니다.(필립 4,8)

그것은 곧 진리와 정의, 선함과 자비, 정직과 사랑,

용서와 화해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