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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 새해 아침에 > 전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입는다 내 묵은 .. 더보기
< 새해 마음 > ​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 줍니다 ​ 일 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 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 내는 밝은 마음 ​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겸손한 마음 ​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합니다 ​ - 이해인 ​ 더보기
해인 수녀의 새해편지 해인 수녀의 새해편지 나는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고 나이 오십에 시를 쓴 적이 있네 30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이제 멀리 외딴 곳이 아니라 도심 한 복판이나 시장터 언저리에 허름한 집을 얻어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열심히 관찰하고 그들 위해 기도하며 여생을 보내고싶다 ​ 그런 생각을 하네 결국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더 중요하다는 걸 거기가 바로 구원의 장소라는 걸 왜 이리 늦게야 알아듣는 것인지! - 이해인의 시 ‘어떤 생각’ ​ ​ 안녕하시지요? 또 다시 밝아 온 새해 2024년! 청룡의 해라고 사람들이 푸른 용의 그림을 많이 보내주네요. 높이 비상하라는 기원과 함께! 오늘 아침엔 ‘망팔(팔십을 바라보게 되니까)이라는 화장터의 단상으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김훈님과 직접 통화를 했고, .. 더보기
송년엽서 - 이해인 송년엽서 - 이해인 ​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 번 스쳐가듯 ​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 ​ [다른 옷은 입을 수가없네]에서 ​ 더보기
<지혜를 구하는 기도> ​ 오늘 하루도 지혜 한 톨 주십사고 기도드립니다 ​ 무엇을 보고 들어야 할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진리의 길에서도 헤맬 적이 많습니다 ​ 하얀 눈꽃을 닮은 지혜 한 톨 받아 열심히 가꾸고 키우다 보면 마음의 눈이 밝아질까요 ​ 남에게 슬픔을 안기지 않는 따뜻하고도 지혜로운 사람이 진정 될 수 있는 걸까요 ​ - 이해인 더보기
<내가 발견하는 아름다운 순간들> ​ 친구야,쓸쓸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네게 보여줄까?(1981.12) ​​ 1)우리집 잔디밭 바위 옆에 홀로 핀 백합 2)산길에 떨어진 도토리 한 개 3)내 방에서 타오르는 한 자루의 촛불 4)조그만 화병 위에 꽂힌 한 송이의 필락말락한 장미 5)우리집 라일락 언덕길을 산책하는 한 마리의 비둘기 ​ 6)미류나무 한 그루와 그 가슴 위의 까치집 한 개 7)흰 모래밭에 누워있는 소라 한 개 8)푸른 하늘 위의 한 점 흰 구름 9)으스름 저녁에 상당에서 혼자 기도하는 이의 뒷모습 10)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뒤돌아보고싶은 마음을 아프게 참고 걸어가는 이의 그 조용한 뒷모습 ​ 11)혼자서 바닷가를 산책하는 이의 뒷모습 12)우리집 뒷산 명상의 길을 혼자서 걸으며 기도하는 이의 모습 13)높은 종탑 위에서 .. 더보기
< 감사하는 마음은 >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감사하는 마음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투명한 유리창처럼 마음을 갈고 닦는 선함과 순수함으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다 보면 매일매일 감사할 일들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올라 맑은 물 한 동이씩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따뜻한 마음입니다. 퉁명스럽지 않은 다정함으로 남을 배려하며 그 누구도 모질게 내치지 않는 마음 자신의 몫을 언제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마음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다 보면 늘 감사에 가득 찬 어질고 부드러운 눈길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겸손한 마음입니다. 이기적인 자기도취, 독선적인 오만함에 빠지지 않는 겸.. 더보기
< 가신 이에게 > ​ 위령성월 ​ 갈꽃 같은 얼굴로 바람 속에 있었읍니다 ​ 춥고 어두운 땅 밑에 누워 하얗게 사위어 가는 당신이 지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당신이 ​ 살아 있는 이들보다 더 깊고 맑은 영혼의 말을 건네 주십니다 ​ 당신의 말은 나비가 되어 나의 하늘에서 춤을 추고 그것은 또 꽃이 되어 내 마음밭에 피고 하나의 별이 되어 어둔 밤을 밝힙니다 ​ 시시로 버림받고 시시로 잊혀지는 당신의 목쉰 소리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바람 같은 기도가 되어 ​ 내가 믿지 않은 사랑하지 않은 잃어버린 시간들을 울게 하고 있습니다 ​ 스산한 바람이 눈물을 뿌려 꽃도 피지 않은 당신 무덤가에 오면 ​ 살아서도 조금씩 내가 죽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읍니다 ​ 당신이 누운 어둠의 골짜기 강 건너 저편엔 ​ 순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