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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가을 편지> 이끼 낀 바위처럼정답고 든든한 나의 사랑이여당신 이름이 묻어 오는 가을 기슭엔수 만 개의 흰 국화가 떨고 있습니다.​화려한 슬픔의 꽃술을 달고하나의 꽃으로 내가 흔들립니다.당신을 위하여소리없이 소리없이피었다 지고 싶은.​- 이해인 수녀님의 [가을 편지] 중에서 -​ 더보기
<기도 편지-구상 세례자 요한 선생님께> 구상 세례자 요한 선생님께​세상엔 시가 필요하다고유언처럼 말씀하신 시인 선생님오늘 우리는 모두각자의 자리에서 바삐 지내다가이렇게 아름다운 수도원 성당에11월의 나뭇잎을 닮은하나의 시가 되고 노랙 되어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윤동주와도같은 해에 태어나신강과 밭과 예수님의 시인 구상 선생님탄생 100주년은 세상에서아무나 축하받는 것이 아니겠지요후대에도 기억될 만큼그 삶이 훌륭했다는 증거겠지요​잠든 혼에 불을 놓는 예언자적 시인으로삶을 관조하고 연구하는 철학자로깊이 명상하는 기도자로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언론인으로문학을 가르치는 넓은 마음의 스승으로오랜 세월 우리에게 기쁨을 주셨습니다​남에겐 관대하고 스스로에겐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덕과 지혜임을 일러주셨습니다우정을 잘 가꾸는 당신만의.. 더보기
<시간의 새 얼굴> ​젊은 날엔더디 가던 시간이나이 드니너무 빨리 간다고그래서 아쉽다고누군가 한숨 쉬며 말했지​시간은 언제나 살아서새 얼굴로 온다빨리 가서 아쉽다고허무하다고 말하지 않고새 얼굴로 다시 오는 거라고살아 있는 내가웃으며 말하겠다​날마다 일어나서시간이 내게 주는희망의 옷을 입고희망의 신발을 신고희망의 사람들을 만난다희망을 믿으면 희망이 온다슬픔도 희망이 된다​아프다고 힘들다고푸념하는 그 시간에오늘도 조금씩인내와 절제로 맛을 내는희망을 키워야지​마침내는 시간의 은총 속에나 자신이 희망으로 태어나이 세상 누군가에게하나의 선물로 안길 때까지!​- 이해인에서 더보기
<비 오는 날의 연가> ​스무 살에 수녀원에 와서제일 먼저비에 대한 시를 썼다풀잎 끝에 달린빗방울이 눈부셨다비를 맞으며많이 웃었다​일흔 살 넘은 지금비가 오면몸이 많이 아파서마음 놓고 웃을 수는 없지만​떨어지는 빗줄기기도로 스며들고빗방울은 통통 튀는노래로 살아오니​힘든 사람부터사랑해야겠다우는 사람부터 달래야겠다​살아 있는 동안은언제 어디서나메마름을 적시는비가 되어야겠다아니 죽어서도한줄기 비가 되어야겠다​-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 에서 - 더보기
넓게 더 아름답게.. 넓게 더 아름답게..작성자김중애 작성일05:42조회수5추천수0반대(0) 신고넓게 더 아름답게..아주 사소한 일이지만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얼른 '넓게 더 아름답게!'하고 속으로 외칩니다.​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넓게 더 아름답게!'를 조용히 외칩니다.​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넓게 더 아름답게!'를 외웁니다.​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극복하기 위해서도'넓게 .. 더보기
<고백> ​칭찬과 위로를 받을 적엔너무 기뻐위로 위로 잎사귀를 흔드는노래의 나무였다가오해와 미움을 받을 적엔너무 슬퍼울지도 못하고아래로 아래로고독을 삼키는 침묵의 나무였다가​어느 날나도 모르게뿌리가 깊어진 걸 보고깜짝 놀랐지둘레가 넓어진 걸 보고행복하였지​사랑의 비밀은기쁨보다는슬픔 속에은밀하게 숨어 있음을새롭게 발견하고푸른 하늘을가만히 올려다보았지​- 이해인에서 - 더보기
이해인 수녀 “안아만 주기에도 인생이 모자라요” 이해인 수녀 “안아만 주기에도 인생이 모자라요”해인글방서 만난 이해인 수녀“생의 모든 순간이 꽃으로 필 거예요”이해인 수녀. 조현 종교전문기자‘나’보다 ‘우리’가 익숙했었던 우리. 그러나 어느새 ‘우리’보다 ‘나’를 앞세운 시대입니다. 경쟁과 적자생존 속에서 빈부격차, 정치 이념 갈등과 남녀노소로 갈리며 개인과 개인의 소통도 막혀갑니다. 그래서 함께하는 삶이 더욱 그립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함께하면 견딜 수 있습니다. 한겨레와 플라톤아카데미가 ‘함께하니 더 기쁜 삶-일상 고수에게 듣다’를 12차례에 걸쳐 진행해 더불어 사는 삶이 주는 맛을 나눕니다. 첫번째는 가톨릭 수도자이자 시인인 이해인 수녀시인(77) 입니다.부산광역시 수영구에 있는 지하철 금련산역에서 내려 5분가량 금련산 쪽으로 가면 언덕 위에 .. 더보기
<해를 보는 기쁨> ​해 뜨기 전에하늘이 먼저 붉게 물들면그때부터내 가슴은 뛰기 시작하지​바다 위로둥근 해가 서서히 떠오르는 아침나는 아무리 힘들어도살고 싶고 또 살고 싶고웃고 싶고 또 웃고 싶고​슬픔의 어둠 속에 갇혀 있던어제의 내가 아님에내가 놀라네​날마다 새롭게 떠오르는둥글고 둥근 해님나의 삶을갈수록 둥글게 해주셔서고맙습니다​날마다 새롭게 떠오르는빛을 내는 해님만나는 모든 이를빛으로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셔서고맙습니다​-이해인 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