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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차 한 잔의 명상 > ​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인식하게 된다 ​ 좋은 일이건 궂은일이건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 뿐이다 ​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 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도 지나가는 한때의 현상이라고 나는 믿는다 ​ 이 세상에서 고정 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 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렵도록 고통스런 일도 지내 놓고 보면 그때 그 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다는 것.. 더보기
< 행복이란 무엇인가 > ​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 그것은 많고 큰데서 오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작은 데서 찾아온다. ​ 조그마한 것에서 잔잔한 기쁨이나 고마움 같은 것을 누릴 때 그것이 행복이다. ​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고 때로는 밤에 텔레비전도 끄고, 촛불이라도 한번 켜 보라. ​ 그러면 산중은 아니더라도 산중의 그윽함을 간접적으로라도 누릴 수 있다. ​ 또한 가족들끼리, 아니면 한두 사람이라도 조촐하게 녹차를 마시면서 잔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거기서 또한 삶의 향기가 피어날 수 있다. ​ 때로는 전화도 내려놓고, 신문도 보지 말고, 단 10분이든 30분이든 허리를 바짝 펴고 벽을 보고 .. 더보기
< 농사는 생명 산업입니다 > ​ 농사는 일차적으로 식량 생산을 위한 행위입니다. 한 걸음 나아가 흙을 가까이하면서 흙이 지닌 덕과 질서, 생명을 움트게 하고 자라게 하는 자연의 신비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입니다. ​ 농사는 생명 산업입니다. 농사일을 통해 이웃과 서로 돕는 상생의 유대가 이루어집니다. 농사는 홀로 지을 수 없습니다. 품앗이를 해야 하고, 물줄기가 있으면 서로 나눠 써야 하고, 생명의 열매 역시 혼자 먹지 않습니다.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대지의 은혜입니다. ​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은 대지의 은혜를 실감합니다. 사람은 땅에서 나는 곡식과 채소를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동차는 먹을 수 없는 물건입니다. 생명이 없는 차디찬 쇠붙이입니.. 더보기
< 지혜로운 삶의 선택 > ​ 꽃이나 새는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우주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는다. ​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삶을 충실할 때, 그런 자기 자신과 함께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 사람마다 자기 그릇이 있고 몫이 있다. ​ 그 그릇에 그 몫을 채우는 것으로 자족해야 한다. 스스로 만족 할 줄 알아야 한다. ​ 내 그릇과 내 몫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남의 몫을 남의 그릇을 자꾸 넘겨다보려고 한다. ​ 소유를 제한하고 자제하는 것이 우리 정신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 그리고 우리의 생활환경과 자연을 덜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 거듭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단순한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보기
< 소유의 비좁은 골방 > ​ 온갖 욕망과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부터 해방되었을 때 사람은 비로소 온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다. ​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외부에 가득 차 있는 우주의 생명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 그러므로 소유물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스스로를 우주적인 생명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맑은 가난, 곧 청빈이다. ​ 청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 예로부터 깨어있는 정신은 늘 자신의 삶을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가꾸어 나갔다. ​ 청빈의 덕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 믿음은 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슴에서 온다. 머리에서 오는 것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 머리는 늘 따지고 의심한다. 그.. 더보기
< 나눔의 기쁨 > ​ 내가 사는 곳에는 눈이 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 거처 주변으로 내려옵니다. ​ 그래서 내가 콩이나 빵 부스러기 같은 먹을 걸 놓아 주지요. ​ 작고 귀여운 박새가 더러 오는데,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답니다. 고구마도 짐승들과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 밤에 잘 때는 몇몇 짐승들이 물을 찾아 개울로 내려옵니다. 눈 쌓인데에 가보면 개울가에 발자국이 있습니다. ​ 토끼 발자국도 있고, 노루 발자국도 있고, 멧돼지 발자국도 있지요. 목이 마르니까 물을 찾아 내려오는 것입니다. ​ 그래서 내가 그 짐승들을 위해 해질녘에 개울가로 나가 도끼로 꽁꽁 언 얼음을 깨고 물구멍을 만들어 줍니다. ​ 물구멍을 하나만 만들면 그냥 얼어 버리기 때문에 숨구멍을.. 더보기
산의 정기(精氣) 산의 정기(精氣) ​ 금세기 전반기를 살다가 간 영국의 등산가이며 저술가인 F.S. 스마이드는 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자연은 우리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훈련으로 정복되어야 하는 대상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한 부분이며 만물에 이어진 아름다움과 장엄이다. 산에서 우리는 깨달음을 얻고 삶의 의미를 배운다." ​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은 자연과의 친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다. ​ "정상에 도달하는 것만이 등산의 전부는 아니다. 그것은 그저 그날의 계획 중 한가닥 황금의 실일 뿐이다. 마치 군인들이 일찍이 다른 군인들이 점령한 도시를 짓밟듯이 정상을 짓밟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만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방문하도록.. 더보기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법정 스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