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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가을 풍경 >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푸른 하늘 아래서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연약한 존재임을.. 더보기
< 가을 풍경 >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푸른 하늘 아래서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연약한 존재임을.. 더보기
<우리 함께 볼륨을 낮추자> ​인간의 도道​저 유유하게 흐르는 강물을 보라강물이 유유한 것은 어디에도 소란함 없이 흐르는저 넉넉함과 고요함에 있음이다​하지만 계곡물 소리가 요란한 것은좁은 골짜기를 빠르게 흘러 지나감에 있으니사람 또한 이와 같음이다​품격을 갖춘 사람은 저 유유한강물과 같아있는 듯 없는 듯하나그 존재가 뚜렷하고​품행이 방정치 못한 사람은계곡물과 같아어디를 가든 소란함으로써눈총을 사기 십상이다.​목소리를 낮추고행동거지를 바르게 할지니사람으로서의 도道를 지켜행함을 즐거이 하라.​ - 법정 詩로 태어나다에서 - 더보기
<친구> ​ 무료하고 심심하니까그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 친구를 찾는다면그건 우정 일 수 없다.​시간을 죽이기 위해 찾는 친구는 좋은 친구가 아니다.시간을 살리기 위해 만나는 친구야말로믿을 수 있는 좋은 친구 사이다.​친구 사이의 만남에는서로 영혼의 메아리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상호간에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한다.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게 마련이다.​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開眼)이다.영혼의 진동이 없으면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그런 만남을 위해서는자기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한다.​좋은 친구를 만나려면먼저 .. 더보기
<나의 애송시> ​심심 산골에는산울림 영감이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홀로 살더라​청마靑馬 유치환의 이라는 시다. 시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내 생활의 영역에 물기와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언제부턴가 말년을 어떻게 보낼까를 생각했다. 새파란 주제에 벌써부터 말년의 일이냐고 탓할지 모르지만, 순간에서 영원을 살려는 것이 생명 현상이다. ​어떤 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현재를 풍성하게 가꾸어 주는 수가 있다. 심산은 내게 상상의 날개를 주어 구만리 장천을 날게 한다.​할 일 좀 해놓고 나서는 세간적인 탈을 훨훨 벗어버리고 내 식대로 살고 싶다. 어디에도 거리낄 것 없이 홀가분하게 정말 알짜로 살고 싶다.​언젠가 서투른 붓글씨로 심산을 써서 머리맡에 붙여 놓았더니 .. 더보기
<소음기행> ​ 오늘날 우리들의 나날은 한마디로 표현해 소음이다. 주간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 대중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획일적인 속물이 되어 달라고 몹시도 보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입술에서도 언어를 가장한 소음이 지칠 줄 모르고 펑펑 쏟아져 나온다. 무책임한 말들이 제멋대로 범람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진정한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시장이나 전장에서 통용됨직한, 비리고 살벌한 말뿐이다. 맹목적이고 범속한 추종은 있어도 자기 신념이 없기 때문일까. ​이렇게 해서 현대인들은 서로가 닮아간다. 동작뿐 아니라 사고까지도 범속하게 동질화되고 있다. 다스리는 쪽에서 보면 참으로 편리할 것이다. 적당한 물감만 풀어 놓으면 우르르 몰려들어 허우적거리는 무리를 보고 쾌재를 부를 것이다.​ 소음에 묻혀 허.. 더보기
< 가난한 삶 > ​[소욕지족小欲知足],적은 것으로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그래야 넉넉해진다.​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의 꽃이 있다.각자 그 꽃씨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옛 성인이 말했듯이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그 꽃을 피워낼 수 없다.​하나의 씨앗이 움트기 위해서는흙 속에 묻혀서 참고 견디어내는그와 같은 인내가 필요하다.​그래서 사바세계,참고 견디는 세계라는 것이다.여기에 감추어진 삶의 묘미가 있다.​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기 바란다.​극락도, 지옥도, 아닌 사바세계,참고 견딜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다.​어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그것을 전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막다른 길이라고 낙담해서는 안 된다.​우리 전 생애의 과정에서 볼 때그것은 마땅히 통과해야 할 하나의 관.. 더보기
<남에게 항상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오늘 하루 동안만 친절하고 즐겁고 동정적이고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최선을 다하는 겁니다.​무슨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세요.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겁니다.​그래봐야 오늘 하루뿐인걸요.​누가 알아요.그러다가 아주 좋은 날이 될지..​가급적 약속을 하지 말되,일단 약속을 했다면 성실하게 지키세요.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이죠.​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그들을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믿게 하세요.즐거워하세요.​당신이 하찮은 일로 아파하고 실망함으로써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우울해지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