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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예레미18.1-6.마태13.47-53)​197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셀던 글래쇼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우리 물리학자들이 하는 연구의 상당수는 사실 필요가 없지요. 지금까지 이루어진 놀라운 발견 중 대부분이 우리 삶에 아무런 직접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을 거예요. 매일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해 간다는 기쁨을 제외하면 말이죠.”​결국 물리학자들의 연구는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한다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기쁨이라고 말합니다. 이 글을 읽으며 신학생 때의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생각났습니다. 철학, 신학을 배우며 이것이 과연 이 세상에 어떤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었습니다. 단지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쓸모없는 것이 아니.. 더보기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예레미15.10.16-21.마태13.44-46) ​삼복더위에 70명, 80명의 식사를 준비하다 보니, 주방 온도가 40도를 훨씬 넘어섭니다. 하는 일은 언제나 단순 작업의 반복입니다. 다듬고 썰고, 지지고 볶고, 삶고 끓이고...​때로 이 나이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다가도 아이들이 깔깔대며 맛있게 먹는 광경을 생각하면 얼굴에는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요즘, 자주 생각합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로 생각하면, 그 작은 일들이 우리를 성화의 길로 이끄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는 것을.​스페인 로욜라에 있는 이냐시오 성인의 생가를 들렀을 때였습니다. 고풍스런 성채 안에는.. 더보기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예레미15.10.16-21.마태13.44-46) 혼자 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인터넷 검색으로 맛집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짬뽕 맛집이 있었습니다. 메뉴는 딱 두 개였습니다. ‘짬뽕과 탕수육’. 그런데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도 ‘언제 이 집에 와서 짬뽕을 먹어보겠어?’라는 생각으로 줄을 섰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상 다 치우면 들어오라니까요.”라면서 짜증을 냅니다. 뻘쭘하게 앉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상 다 치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했습니다.​자리에 앉자, “무엇을 드릴까요?”라고 퉁명하게 묻습니다. “짬뽕과 탕수육만 있는 거죠?”라고 .. 더보기
<마지막 희망은 오직 주님께 두어야 하겠습니다!>​ 연중 제17주간 화요일(예레미14.17ㄴ-22.마태13.36-43)​예레미야 예언자의 울부짖음이 섞인 하소연은 마치 오늘 우리의 고달픈 현실을 대변하는듯 합니다.​'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 처녀 딸 내 백성이 몹시 얻어맞아 너무도 참혹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들에 나가면 칼에 맞아 죽은 자들뿐이요 성읍에 들어가면 굶주림으로 병든 자들뿐이다. 정녕 예언자도 사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나라 안을 헤매고 다닌다. 당신께서 완전히 유다를 버리셨습니까?'​우리네 인생이 언제나 만사형통하고 가화만사성하며, 하루 온종일 웃음꽃이 만발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호시절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결코 원치 않은 고통이 줄줄이 찾아옵니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혹독한.. 더보기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연중 제17주간 화요일(예레미14.17ㄴ-22.마태13.36-43) ​사람들은 고통의 시간을 모두 기억할까요? 대니엘 카니먼과 그의 동료들은 하나의 실험을 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차가운 물 속에 손을 담그고 버티게 했습니다. ​이때 A 집단은 1분 동안 얼음물에 손을 담그고 있게 했고, B 집단은 1분에 30초 더 얼음물에 손을 담그게 했습니다. 그러나 B 집단은 1분 30초 뒤, 30초 동안 따뜻한 물에 손을 담글 수 있게 했습니다. 정리하면, A 집단은 1분 동안 찬물에, B 집단은 1분 30초 동안 찬물에 그리고 30초를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근 것입니다.​이 중 어느 집단이 더 고통을 호소했을까요? 얼음물에 1분 30초 담근 B 집단이 더 오랫동안 찬물에 있었으니 .. 더보기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요한 1서의 말씀 4,7-16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1,19-27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오늘 우리는 성녀 마르타와 마리아와 성 라자로를 기념하며, 복음을 통해 부활의 믿음에 대한 초대를 받습니다.그것은 '나는 안다'에서 '나는 믿는다'로의 초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빠 라자로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마르타와 마리아에게 찾아오십니다. 그러자 마르타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예수님께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요한 11,21)​이 인사말에는 예수님께 대한 마르타의 원망과 섭섭함이 묻어납니다. 그래서 오빠가 죽은 이유가 예수님이 여기에 계시지 않은 까닭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그럴 법도 할 것입니다.임종 때에도, 장례식 때에도 오시지 않고 사흘이 지나.. 더보기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어느 형제님은 반드시 회사에 출근한 뒤에 회사 화장실에 들러 대변을 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 데요. “나는 똥을 싸면서 돈을 번다.” 틀린 말이 아니죠? 그리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산다면 정말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겠다 싶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회사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박봉인데도 늘 즐겁게 생활하십니다. 사실 세상은 불공평해 보입니다. 아니 분명히 불공평합니다. 그러나 그 형평성은 자기 마음에서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누가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보상을 받으면 불공평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 세상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내가 하나.. 더보기
<주님의 때를 기다립시다!>​ 연중 제16주간 토요일(예레미7.1-11.마태13.24-30)​젊은 시절을 돌아보니 혈기왕성했던 나머지 이리 충돌 저리 충돌, 사방으로 다니면서 좌충우돌하곤 했습니다. 돌아보니 참 부끄럽습니다. 나 자신의 심각한 결핍이나 죄 앞에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이웃의 작은 실수나 부족함 앞에는 엄청나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곤 했습니다.​오랜 세월 주님께서 나를 무한한 인내로 참고 또 참아주신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히 이웃의 부족함을 기꺼이 견뎌냈어야 마땅한데...​성경의 가르침을 종합하면 우리의 주님은 분노에 더디시고 인내로 충만하신 분입니다. 수천 년간 거듭되어온 우리 인간의 배신과 반역에도 또다시 자비를 베푸시고, 새 계약을 맺으시며, 새 출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그런 주님의 모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