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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꽃과 기도> ​슬플 때도 꽃기쁠 때도 꽃​사람들은늘 꽃을 찾으며위로를 주고받지​슬플 때도 기도기쁠 때도 기도​무슨 일이 생기면사람들은기도부터 청하면서마음의 평화를 구하려고 하지꽃이 기도가 되고기도가 꽃이 되는아름다운 길 위에서꽃을 닮은 사람들을 보니너도 행복하지 않니?​- 이해인에서​ 더보기
<어떤 행복> ​하늘이 바다인지바다가 하늘인지​기쁨이 슬픔인지슬픔이 기쁨인지​삶이 죽음인지죽음이 삶인지​꿈이 생시인지생시가 꿈인지​밤이 낮인지낮이 밤인지​문득문득 분간을못 할 때가 있어요​그런데분간을 잘 못 하는이런 것들이별로 문제가 되지 않네요그냥 행복하네요​이런 행복을무어라고 해야 할지그냥이름 없는 행복이라고 말할래요​- 이해인 에서 - 더보기
< 어머니 당신의 5월이 오면 > 성모 성월​어머니 당신의 5월이 오면먼 데까지 날아가는 라일락 향기처럼신령한 기쁨을 가슴에 꽃피우며나자렛 성가정을 찾아 가겠습니다​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섭리와성령의 놀라운 이끄심 안에구세주 예수를 낳아 주신 우리의 어머니카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오늘도 조용히 말씀하시는 어머니​예수가 가르치신 "사랑의 길"에서믿음과 순종이 부족했던우리의 지난날을 용서하소서당신이 잃은 아들을 찾아 헤매셨듯이우리 탓으로 잃어버린 예수의 모습을우리도 애타게 찾아 얻게 하소서성체 성사의 신비 안에서그와 다시 결합하는생명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시간은언제나 거룩한 시간성체 안의 예수와 하나 되는 시간임을기억하게 하소서​어머니 당신의 5월이 오면당신을 향한 찬미와감사의 인사를 챙기기 .. 더보기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내가 그렇게 했듯이 드러나지 않게 사랑하십시오, 깊고 참된 것일수록 말이 적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드러나지 않게 선을 베푸십시요. 그리고 침묵하십시오. 변명하지 말고 행여 마음이 상하더라도 맞서지 말며 그대의 마음을 사랑으로 이웃에 대한 섬세한 사랑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사람들이 그대를 멀리할 때에도 도움을 거부할 때에도 오해를 받을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의 사랑이 무시당하여 마음이 슬플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 주위에 기쁨을 뿌리며 행복을 심도록 마음을 쓰십시오. 사람들의 말이나 태도가 그대를 괴롭히더라도 말없이 사랑하며 침묵하십시오. ​ 그리고 행여 그대의 마음에 원한이나 격한 분노와 판단이 끼어 들 틈을 주지 말고 언제나 이웃을 귀하게 묵묵히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 이해인 더보기
<노년의 기도 일기> ​ 내 마음을 마음대로 다스릴 수 없을 때 너무 힘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 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때 너무 힘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 누가 무어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허무하고 괜히 서운하고 그래서 ​ 이유 없는 원망을 조금씩 키웠어요 ​ 일상의 길 위에서 사람보다는 꽃과 새와 나비와 더 친해졌으면 이제는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들지 말고 사람들과 더 친해져야지 먼저 사랑해서 오래 사랑받아야지 밝고 맑은 결심을 세우며 푸른 하늘 올려다보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새롭게! ​ - 이해인의 햇빛 일기에서 더보기
<밭도 아름답다> ​ 바다도 아름답지만 밭도 아름답다 ​ 바다는 멀리 있지만 밭은 가까이 있다 ​ 바다는 물의 시지만 밭은 흙의 시이다 ​ 상추, 쑥갓, 파, 마늘 무, 배추, 당근, 오이 흙냄새 나는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보면 ​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새로움, 널라움 고마움의 빛 ​ 나는 더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열려 있는 엄마 밭이 되고 싶다 흙의 시가 되고 싶다 ​ - 이해인 에서 더보기
<기쁨의 맛> ​ 바람에 실려 푸르게 날아오는 소나무의 향기 같은 것 ​ 꼭꼭 씹어서 먹고 나면 더욱 감칠맛 나는 잣의 향기 같은 것 ​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고 사랑할 때의 평화로움 같은 것 ​ 누가 나에게 싫은 말을 해도 내색않고 잘 참아냈을 때의 잔잔한 미소 같은 것 ​ 날마다 새롭게 내가 만들어 먹는 기쁨 과자 기쁨 초콜릿 기쁨 음료수 ​ 그래서 나는 평생 배고프지 않다 ​ - 이해인 인생의 열 가지 생각에서 - 더보기
<눈을 감는 일> ​ 살아갈수록 눈을 감는 습관이 나를 길들인다 ​ 담이 쏟아지거나 꿈을 꾸고 싶을 때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 눈을 감으면 은은하게 출렁이는 환희심으로 삶이 더욱 어여쁘다 자질구레한 근심 걱정 사라지고 보름달 닮은 행복이 나를 휘감는다 ​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눈을 감는 게 아니고 오히려 살고 싶어서 눈을 감는 일이 더 많아진다고 오늘도 고개 끄덕이며 눈을 뜨기 위해 눈을 감네 ​ 언젠가 내가 영원히 눈을 감아 뜨지 못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눈을 감아야지 더 기쁘게 더 고요히 삶을 관조하는 작은 성녀가 되어야지 ​ - 이해인 꽃 잎 한 장처럼에서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