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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노래 너를 위한 노래... / 신달자 동트는 새벽에 시의 첫줄을 쓰고 불꽃으로 잦아드는 석양에 시의 마지막 줄을 끝내어 어둠 너울대는 강물에 시를 띄운다 ​ 어디까지 갈지 나도 몰라 강물따라 가노라면 너 있는 곳 바로 보이는지 그것도 몰라 다만 나 지금은 내 몸에서 깨어나는 신선한 피 뜨거움으로 일렁이는 처음 떠오르는 말을 하루 한 편의 시로 네게 전하고 싶다 ​ 하루 한 편의 시로 광막한 사막의 모래바람 냉정히 떠나 보내고 맨발로 자정의 거리 헤매는 광기 고요히 작별하고 머리카락 물에 잠기는 탐욕도 등 문질러 달래우고 ​ 하루 한 편의 시로 네게 조금씩 다가가 신선한 발자국 소리로 너에게 그윽이 배어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어둠의 강에 조금씩 내 살 허물고 내 굽은 뼈 사정없이 다듬어서 상아피리 같은 맑은 혼.. 더보기
< 열애 >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 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 일회용 밴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흘은 거뜬히 지나가겠다 피 흘리는 사랑도 며칠은 잘나가겠다 ​ 내 몸에 그런 흉터 많아 상처 가지고 노는 일로 늙어 버려 고질병 류마티스 손가락 통증도 심해 오늘 밤 그 통증과 엎치락뒤치락 뒹굴겠다 연인 몫을 하겠다 ​ 입술 꼭꼭 물어뜯어 내 사랑의 입 툭 터지고 허물어져 누가 봐도 나 열애에 빠졌다고 말하겠다 작살나겠다 ​ - 신달자 시인 더보기
< 마지막 손님이 올 때 > 위령 성월 ​ 올해도 많은 이들이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주님 눈물의 샘이 마를 겨를도 없이 저희는 또 바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떠난 이들의 쓸쓸한 기침 소리가 미루어 둔 기도를 재촉하곤 합니다 어느 날 문득 예고 없이 찾아올 마지막 손님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아직 살아 있는 저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헤아려 볼 뿐입니다 그 낯선 얼굴의 마지막 손님을 진정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을까요?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가 상상보다는 어렵더라는 어느 임종자의 고백을 다시 기억하며 저희 모두 지상에서의 남은 날들을 겸허하고 성실한 기도로 채워 가게 하소서 하루에 꼭 한 번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화해와 용서를 먼저 청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깨어 있게 하소서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 듯이 생각하고.. 더보기
< 죽음을 잊고 살다가 > 위령 성월 ​ 매일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죽음을 잊고 살다가 ​ 누군가의 임종 소식에 접하면 그를 깊이 알지 못해도 가슴 속엔 오래도록 찬 바람이 분다. ​ "더 깊이 고독하여라" "더 깊이 아파하여라" "더 깊이 혼자가 되어라" ​ 두렵고도 고마운 말 내게 전하며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라 이르며 가을도 아닌데 가슴 속엔 오래도록 찬 바람이 분다. ​ - 이해인 더보기
<우리 주님께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필리피1.18ㄴ-26.루카14.1.7-11) ​ ​ 바오로 사도의 생애 안에서 주님의 성령께서 하신 일은 정말이지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예수 그리스도를 박해하는데, 최일선에 서서 달려가던 사람이었습니다. ​ 그런데 성령의 강풍이 불어오자 박해자 사울은 애제자 중의 애제자 바오로 사도로 환골탈태했습니다. 남은 생애 내내 바오로 사도는 한때 자신이 그리스도를 박해하던 존재였음을 크게 가슴 치며, 이제는 그리스도를 위해 당장이라도 목숨까지 바칠 각오를 하고 살았습니다. ​ 바오로 사도에게 있어서 이제 예수 그리스도는 삶의 유일한 의미요 희망이었습니다. 그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런 바오로 사도의 완벽한 변화의 흔적이 오늘 우리가 첫 번째 독서로 봉독.. 더보기
‘신달자(엘리사벳)의 감사하는 마음’​ ‘신달자(엘리사벳)의 감사하는 마음’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경제학 교수였던 남편 (고 심현성 마르티노, 전 숙명여대 교수)이 1977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녀 나이 35세 때의 일이다. 한 달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남편은 반신불수가 됐고, 수발은 24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 그녀는 일찌감치 촉망받는 시인이었지만, 시는 남편의 약값도, 셋이나 되는 아이들의 과자 값 벌이도 안됐다. 결국 양복천을 팔기 위해 보따리장수에 나섰다. 정신을 차릴 즈음,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쓰러져 꼬박 9년을 ‘앉은뱅이’로 살다 아흔에 세상을 떠났다. ​ 다 끝난 줄 알았던 잔혹한 운명은 자신마저 내버려 두지 않아 그녀 역시 유방암을 이겨내야 했다. 혹자가 겪었더라도 ‘얘깃거리’가 될 만큼 가혹한 운명이다.. 더보기
< 가슴의 온도 >​ ​ 가슴 속에 감사함이 있습니까? 만약 가슴 속에 감사함이 없는데도 놀라지 않는다면 마음의 병이 깊어진 것입니다. ˝ 내가 원래 그래 ! ˝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희망이 없습니다. 감사함이 없는 가슴은 차갑습니다. 무엇을 보아도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 가슴은 너무 추워서 사랑의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커지고 에너지가 정체되었을 때 감사함은 사라집니다. 감사함이 사라졌다는 것은 자신의 정신적 상태와 에너지 상태를 점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그럴 때는 무조건 감사하십시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자신이 숨쉴 수 있음에도 감사하십시오. 감사함을 회복하면 가슴이 따뜻하고 넓어집니다. 감사함을 회복하면 행복과 평화가 가슴으로.. 더보기
< 내가 살아보니까 >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더라. ​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쌓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