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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길 잃은 양(羊) 길 잃은 양(羊)  어느 날 저녁누군가 우리 집 대문을두드리고 있었습니다“당신은 누구십니까?"하고 내가 물었습니다​그러자 그는한참동안 서성이다가“지나가는 나그네입니다”하였습니다​“누구를 찾습니까?"하고 내가 묻자나그네가 말했습니다"길 잃은 양을 찾고 있습니다혹시 여기 그런 사람은 없습니까?"그리고는 내 손을 꼬옥 잡아주었습니다​아아, 당신은 아십니까?그 나그네가 누구인지를​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멀리서 빈다> ​"내가 참을성으로 거둔 문장은 내가 알아요."비밀을 토설하듯,그가 가만가만 숨죽여 말했다.​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나태주의 행복수업에서 - 더보기
대통령의 판단 대통령의 판단국가의 정책이나​큰 일을 결정할 때마다​대통령의 판단은​언제나 바르고 옳았습니다​​​그래서 어느 날​기자들이 질문했습니다​“대통령께서는 국가 정책을 결정할 때​누구의 자문을 받고 있습니까?”​​​그러자 대통령이 대답했습니다​“나에게는 길을 가르쳐주는​분이 있습니다”​“그분이 누구입니까?”​​​그러자 대통령은 책상 서랍에서​한 권의 책을 꺼내​보여 주었습니다​그것은 하느님 말씀인 성경이었습니다​​​이 대통령이 바로​미국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링컨 대통령입니다​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침묵 피정1> ​영하 20도오대산 입구에서 월정사까지는소리가없다바람은 아예 성대를 잘랐다계곡 옆 억새들 꼿꼿이 선 채단호히 얼어 무겁다​들수록 좁아지는 길도더 단단히 고체가 되어입 다물다천 년 넘은 수도원 같다나는 오대산 국립공원 팻말 앞에말과 소리를 벗어놓고 걸었다​한 걸음에 벗고두 걸음에 다시 벗었을 때드디어 자신보다 큰 결의 하나시선 주는 쪽으로 스며 섞인다무슨 저리도 지독한 맹세를 하는지산도 물도 계곡도 절간도꽝꽝 열 손가락 깍지를 끼고 있다​나도 이젠 저런 섬뜩한 고립에손 얹을 때가 되었다날 저물고 오대산의 고요가섬광처럼 번뜩이며 깊어지고깊을수록 스르르 안이 넓다경배드리고 싶다​- 신달자 시선집 에서 - 더보기
<더없이> ​진리에 대해서는 더없이 냉철하게사람에 대해서는 더없이 사려깊게자연에 대해서는 더없이 겸허하게​탐욕에 대해서는 더없이 엄정하게불의에 대해서는 더없이 용기있게저항에 대해서는 더없이 지혜롭게​- 박노해 에서 더보기
<인생에서 슬픈 일> ​팔리지 않는 물건쓰이지 않는 능력​사르지 않는 젊음행하지 않는 지식​내주지 않는 사랑빛나지 않는 영혼​보이지 않는 희망​- 박노해 에서 더보기
영혼(靈魂) 영혼닦기 영혼(靈魂)  세상에는 영혼을 잃고 사는사람들이 많습니다​영혼이 어디 있는지그리고 어디로 갔는지사람들은 영혼을잊고 삽니다​그러다가 죽음이 오면그때서야 비로소내 영혼 어디 있냐고허둥대며 찾다가육체만 안고 쓸쓸하게 떠나갑니다​그러면 친구여!지금 당신의 영혼은어디에 있나요?​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나는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진실로 나는 세상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나는 진리를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진실로 나는 진리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나는 인생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진실로 나는 인생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나는 죽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진실로 나는 죽음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아아,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보이는 것뿐그러나 진실로 그 안에 있는 의미(意味)를 나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글 : 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