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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사랑하는 까닭>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백발도사랑하는 까닭입니다.​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눈물도사랑하는 까닭입니다.​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라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죽음도사랑하는 까닭입니다.​- 한용운 더보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류시화 더보기
자연(自然) 자연(自然)​오늘도 해가 떠오르네요그러나 그냥 보지마세요해가 햇빛을 보내우리를 살게 하네요​꽃들이 피었네요그러나 그냥 보지 마세요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우리들 마음도 기쁘게 하네요​아아, 자연을그냥 그대로 보지 마세요자연이 있어우리들 삶이 되고길이 되고 생명이 되네요​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일까아프지 않고마음 졸이지도 않고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얼마나 남았을까​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배고픈 우체통이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더보기
<초승달> ​매운 바람이나뭇가지를 못살게 군다​벌거벗은 나뭇가지 사이로고개 내민 초승달​검푸른 겨울 하늘이배시시 웃고 있다.​- 동시 김원석님의 '바보 천사'에서.. 더보기
삶의 이야기 삶의 이야기​​들판에 홀로 서있는 나무외롭고 힘들었습니다​​그러나숲속에 함께 서있는 나무들기쁘고 편안했습니다​​아아, 친구여!우리 사람 사는 일이어찌 이와 같지 않으리오​​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물길 물길 ​ 물에도 길이 있습니다 고여 있으면 썩는다고 서로 안으면서 함께 흘러가는 길 아름다운 삶이 있습니다 ​ ​ 가다가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가다가 나무와 풀을 만나면 사랑을 나누면서 큰 세상 바다로 가는 축복의 길이 있습니다 ​ ​ 아아, 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은 최상의 선이요 진리입니다 ​ ​ 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팽목항에서 팽목항에서 ​ 이설야 시인 ​ 엄마가 새끼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 부두도 눈이 부어 있다 ​ 맹골수도 바람은 세고 바다는 하염없이 끌려간다 ​ 바람도 바다도 제 존재를 괴로워한다 ​ 사람들은 영혼을 말하고 오래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나부끼는 리본들은 하늘에 있는 것 같다 ​ 말은 살아남은 자처럼 말이 없다 ​ 모든 비유가 열리고 닫힌다 ​ 초록이 너무 푸르다 임선기(1968~)​ 십 년 전, 4월16일 인천에서 떠난 ‘세월호’는 뒤집힌 채로 차가운 맹골수도에 떠 있다.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과 보내지 못하는 유가족의 마음속에 아직도 기울어진 채로 떠 있는 배. 시인은 팽목항에서 그들의 눈물을 대신 받아쓰고 있다. ​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모습은 어미들이 새끼들에게 “밥을 먹이”는 것 아닐까. 그 거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