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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은총에 눈을 뜨니>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 만큼 은총에 눈이 뜬다. 이제까지 시들하던 만물 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듯 안타까움과 슬픔이던 나고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아침이면 해가 동쪽에서 뜨고 저녁이면 해가 서쪽으로 지고 때를 넘기면 배가 고프기는 매 한가지지만 출구가 없던 나의 의식 안에 무한한 시공이 열리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소중스럽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 구상,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 누구든지 은총에 눈을 뜨게 되면 세상이 이제까지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보입니다. 이 세상의 하찮은 들꽃 하나도 거룩함이 깃든 하느님의 피조물로 보이게 되고, 지.. 더보기
양심(良心) 양심(良心) ​ 내 안에는 바다가 산다 ​ 썩지 말라고 날마다 출렁이며 소리치는 그 바다 ​ 내 마음 속에는 그 바다의 소금이 살고 정의가 산다 ​ 더보기
행복한 사람 행복한 사람 ​ ​ 아침마다 해는 떠오르고 강물은 끝없이 흘렀습니다 그때 햇빛과 강물들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기쁘게 살라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 ​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교만으로 듣지 못하고 욕심으로 듣지 못하고 거짓과 미움으로 듣지 못했습니다 ​ ​ 그러나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듣고 알았습니다 하느님 말씀이 자연으로 오는 것을 그래서 하느님을 아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 ​ 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
서울대교구, 구상 시인 기린다 서울대교구, 구상 시인 기린다 사진 삭제 구상 선생기념사업회 제공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12월 16일 오전 10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기억하다, 빛과 소금이 된 이들' 미사를 봉헌하고, 고 구상(요한 세례자, 1919~2004)의 삶을 다시금 기린다. 구상 시인은 1919년 9월 서울 이화동에서 태어났다. 그는 8ㆍ15광복과 6ㆍ25전쟁을 겪으며,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신앙을 성찰했고, 시와 산문을 통해 삶을 고백한 인물이다. 신부였던 형을 따라 15살에 사제가 될 것을 다짐하며 베네딕도 수도회가 운영하는 신학교에 들어갔던 적이 있을 만큼 신심이 깊었으며, 평생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1977년 신앙 에세이 《그리스도 폴의 강》, 연이어 1979년에 복음의 묵상서 .. 더보기
< 전라도 길 -소록도 가는 길 > 나환우 시인인 한하운 씨의 전라도 길이다. ​ ​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 더보기
<연인> ​ 마음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삶의 느낌이 달라진다. ​ 날아가자. 오늘 하루라는 일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하여, ​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하루가 어제 죽은 흰물떼새와 참붕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하여, ​ 날아가자. 새가 되어 날아가자. 어떻게 아무런 고통없이 대자유의 삶을 얻을 수 있겠는가? ​ - 정호승 더보기
<나를 살게 하는 것> ​ 하늘, 별, 바람, 나무, 이슬, 햇살, 그리고 그리움 ​ - 김행자의 시집《몸속의 달》에서.. ​ 더보기
두 마리의 염소 두 마리의 염소 ​ 두 마리 염소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습니다. 두 마리 염소는 서로 내가 먼저 가겠다고 힘 겨루기를 시작합니다 ​ “내가 먼저 가겠다” “아니야, 내가 먼저 가야 한다” ​ 두 마리 염소는 양보도 없고 아량이나 겸손도 없습니다 그렇게 두 마리 염소는 서로 싸우다가 모두 강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 우리나라 정치판이 이와 같습니다 여,야가 서로를 욕하고 비난하면서 양보도 없고 관용도 없습니다 ​ 그러다 둘 다 강물에 빠지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국민들만 걱정하고 있습니다 ​ 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