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며 목 축일 샘-法頂 썸네일형 리스트형 < 삶의 물음에 답하다 > 사는 게 팍팍하다. 힘들다. 고개는 떨궈지고 어깨는 자꾸 처진다. 언제부턴가 웃음을 잃었다.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순간순간 살고 있는 이 삶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나는 진정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등을 쓴 법정 스님은 자신의 법문을 묶은 에서 이런 근원적 물음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언제 어디서 자기 생의 마지막 날을 맞이할지 알 수 없다는 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 살든 한순간을 놓치지 말라. 그 순간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일기일회(一期一會).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번의 인연이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면 결국 죽게 된다.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오늘은 어제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 더보기 < 여백의 미 > 서화에서는 흔히 "여백의 미"를 들고 있다. 이 여백의 미는 비록 서화에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에도 해당될 것이다.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가득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여백의 미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 두루 헤아려 보라. 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는가. 친구를 만나더라도 종일 치대고 나면, 만남의 신선한 기분은 어디론지 새어나가고 서로에게 피곤과 시들함만 남게 될 것이다. 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정의 밀도가 소멸된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바쁜 상대방을 붙들고 미주알고주알 아까운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다면,.. 더보기 <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 엊그제 행복에 대한 책(프랑수아 를로르 )을 한 권 읽었다. 지난여름 읽은 여러 책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기에, 이 자리에서 같이 음미하려고 한다. 실제로는 불행하지 않은데도 불행하다 여기는 환자들을 날마다 대해야 하는 한 프랑스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다.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가를 알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난 그의 이야기는 마치 의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 구도의 길에 나섰던 것과 같다. 이 정신과 의사는 새로운 교훈을 얻을 때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수첩에 메모를 한다. 이렇게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난 덕에 그의 수첩에는 행복의 비결이 하나씩 기록되어 간다. 그 가운데 몇 가지 행복의 비결을 소개해 드리겠다. 행복의 첫째 비결은.. 더보기 < 좋은 친구 >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더보기 <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 욕구를 충촉시키는 생활이 아니라 의미를 채우는 삶이어야 한다. 의미를 채우지 않으면 삶은 빈 껍질이다. 소유란 그런 것이다. 손안에 넣는 순간 흥미가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단지 바라보는 것은 아무 부담없이 보면서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소유로 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사랑도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말이 많은 사람은 안으로 생각하는 기능이 약하다는 증거이다. 말이 많은 사람에게 신뢰감이 가지 않는 것은 그의 내면이 허술하기 때문이고 행동보다 말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말을 아끼려면 가능한 타인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일을 두고 아무 생각없이 무책임하게 타인에 대해 험담을 늘어 놓는 것은 나쁜 버릇이고 악덕이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얻는 것을 좋아하.. 더보기 < 비독서지절 > 추석을 지나면서부터 요즘의 날씨는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전형적인 가을이다. 이토록 맑고 쾌적한 하늘 아래서 사람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무 아래서 그저 서성거리기만 해도,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만 내다보아도 내 핏줄에는 맑디 맑은 수액이 돈다. 장미 가시에 손등을 찔려 꼬박 한 달을 고생했다. 내 뜻대로 움직여 주던 손에 탈이 나니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독일의 그 릴케를 생각하고 때로는 겁도 났었지만, 모든 병이 그러하듯이 때가 되면 낫는다. 밀린 옷가지를 이제는 내 손으로 빨수 있게 됐으니 무엇보다 홀가분하다. 오늘처럼 맑게 갠 날은 우물가에 가서 빨래라도 할 일이다. 우리처럼 간단명료하게 사는 '혼자'에게는 이런 일은 일거양득이 된다. 이 쾌청.. 더보기 < 살아 있는 것은 다 한 목숨이다 > 어디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그것은 우주의 큰 생명력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찬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것도 우주 생명력의 한 부분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있는 것이다. 등잔이나 초에 불이 밝혀지는 것은 기름과 심지를 매개물로 해서, 우주 가운데 있는 불기운이 환하게 켜지고 있는 소식이다. 입으로 훅 불어서 불꽃을 끄면 그 불은 어디로 가는가. 다시 큰 불의 바다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모든 개체의 생명은 큰 생명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경우에 따라 가지는 시들어도 그 생명의 뿌리는 결코 시드는 일이 없다. 생명의 뿌리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삭막하고 살벌해져간다. 대낮에 살인과 약탈이 버젓이 자행되고,.. 더보기 < 홀로 사는 즐거움 >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 왔고 살 만큼 살다가 떠날 때도 홀로 간다.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어울려 살면서도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사람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독신 수행자는 주어진 여건 자체가 홀로이기를 원한다. 한곳에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살면서도 저마다 은자처럼 살아간다. 서로 의지해 살면서도 거기에 매이거나 얽혀들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독립과 자유를 원한다. 묶여 있지 않은 들짐승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숲 속을 다니듯, 독립과 자유를 찾아 혼자서 간다. 불교의 초기 경전인 에 이런 그절이 있다.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절 바르고 현명한 ..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