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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길동무 얘기

확성기 재개에 접경지 분통…“농사도 장사도 다 망칠 판” 확성기 재개에 접경지 분통…“농사도 장사도 다 망칠 판”파주·포천·연천·철원 ‘긴장 고조’“북한이 포 쏘면 민간인까지 피해”“정부, 대북전단 살포 왜 안말리나”​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 연합뉴스“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그저 전쟁만 안 터지길 바라는 거지.”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오명춘(62)씨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와초리에 사는 그는 “어차피 이 동네는 전쟁 나면 다 죽는다. 수십년간 이런저런 일을 겪고 보니, 지금 상황이 특별히 무섭거나 불안하지는 않다. ​굳이 우리 상태를 말하라면 ‘자포자기’에 가깝다”고 했다. 그가 사는 연천읍 와초리는 남과 북이 ‘상호 심리전 중단’에 합의한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전까지만 해도.. 더보기
윤석열 대통령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성한용 칼럼] 윤석열 대통령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성한용 칼럼]​​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참석해 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성한용 ┃ 정치부 선임기자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역대 대통령들의 같은 시기와 견주어도 가장 낮다. 이유가 뭘까?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 ‘경제·민생·물가’는 지표상으로 개선되고 있고, 두번째로 꼽힌 ‘소통 미흡’은 2주년 기자회견, 제1야당 대표와의 회동, 기자단 김치찌개 만찬 등을 열면서 개선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야당이 공세를 퍼붓는 ‘채 상병 특검법’에 가려지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최악의 .. 더보기
인구 급감, 당신의 선택은? 인구 급감, 당신의 선택은?​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새 생명을 출산하고 키우는 ‘생물학적 재생산’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이들이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도록 ‘문화적 재생산’을 시도해야 한다. 셋째, 이들에게 필요한 물적 재화를 공급하기 위해 ‘경제적 재생산’이 이루어져야 한다.​이 과제들을 개인 입장에서 보자면 각각 출산, 교육,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출산은 다른 두 가지에 선행하는 필수요소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히려 후순위로 밀린다. 특히, 경제가 고도화되어 갈수록 일의 세계가 삶의 세계를 밀어내게 되는데, 특히, 믿을 게 인적자원밖에 없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는 교육과 직업이 출산을 밀어낸 대표적 사례이다. 한국이 0.72명인 것처럼 대만도 0.. 더보기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가 아니다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가 아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2월 ‘여성의 몸, 그리고 저출산’이라는 칼럼을 썼다. 당시 두 대학에서 열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생식(生殖)건강 증진대회’와 ‘행복한 출산, 부강한 미래’란 행사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선택을 압박하거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썼다. 여성권한척도가 높은 양성평등 사회일수록 출산율이 안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김민아칼럼]여성의 몸, 그리고 저출산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입니까. 이렇게 묻는다면, 무슨 소린지 몰라 잠시 당황하거나, 혹시 심오한 뜻이 숨.. 더보기
‘3차례 통화’ 중 부당한 지시 있었나…윤 대통령 조사 불가피​ ‘3차례 통화’ 중 부당한 지시 있었나…윤 대통령 조사 불가피​채 상병 사망사건 불거진 작년 8월2일 이종섭에 연락박정훈 단장 해임·이첩 기록 회수도 같은 날 이뤄져이 전 장관 “위법 없다”…법조계 “서면조사라도 해야”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24.05.09. 대통령실사진기자단​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이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하고 국방부가 이를 회수한 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되면서 ‘외압 의혹’에서 빠져 있던 연결고리가 채워지고 있다. ​그 무렵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여러 관계자와도 수시로 통화했다. 법조계에선 의혹을 명백히 규명.. 더보기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할 짓이 없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할 짓이 없다’​지난 주말 용산 대통령실의 ‘일개 비서관’ 인사에 두 번 놀랐다.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에 박근혜 청와대 ‘문고리 권력’이었던 정호성(당시 부속실 비서관)이 기용된 기괴한 모양에 경악했고, 그가 맡은 업무가 국민 공감과 국민 소통이라는 데 또 한 번 놀랐다.​ ‘검사 윤석열’이 구속 수사해 엄벌했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을, ‘대통령 윤석열’이 다시 대통령실 참모로 불러들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체성마저 의심케 하는 이 “지독한 자기부정”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그러니 ‘탄핵 과정 예습용’이란 조롱이 반향을 얻는 것이다.​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자리다. ‘국정농단 방조자’(법원 판결문)의 어떤 능력이.. 더보기
5월 끝자락의 노란 물결, 노무현을 그리며 5월 끝자락의 노란 물결, 노무현을 그리며더는 서럽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맞아그날, 장(章)의 시간에 서서 서해 낙조를 쓸쓸히 쳐다봤다5월이 무척 깊다. 아름다운 대자연의 5월이지만, 한국사의 5월은 피로 얼룩져 있다. 4월 못지않게 잔인한 한국사의 5월, 이제 뭐가 더 남아 있을까 할 끝자락에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추가된다. ​많은 미국 사람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했을 때, 그때 나는 무얼 했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2009년 5월 23일, 한국 사람도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그날 자신이 어디에 있었고, 무얼 했는지 떠올릴 것이다. ​옛 직장 동료는 그날 회사 행사로 문경에 갔다가 버스 안에서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나는 그날 아침 황망한 소식을 듣고 저녁에는 시골인 화성시.. 더보기
좋은 대통령, 나쁜 대통령 [아침햇발] 좋은 대통령, 나쁜 대통령 [아침햇발]​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7일 ‘한국방송’과 신년 특별대담에 앞서 ‘더 벅 스탑스 히어’(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가 적힌 책상 위 명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책상 위에 있던 명패의 복제품으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선물한 것이다. 한국방송 화면 갈무리​강희철 | 논설위원 말은 의식의 반영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이런 말은 명백한 이상신호로 들린다. “걱정하지 마, 나 미국 대통령이야. 모든 게 괜찮을 거야. 강인하게 버텨!”​몇 마디에 불과하나 심중이 드러나 있다. 대통령이니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권력이란 자각이 있다면 감히 입에 담지 못할 말이다. 공사 분별도 없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