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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김수환 추기경

<광야의 유혹> ​ 세상에는 믿음을 거스르는 유혹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유혹은 빵, 즉 먹고 사는 것과 허영과 권세에 대한 유혹입니다. 이것들은 모든 인간이 매일같이 겪는 유혹입니다. ​ 사람은 누구에게나 굶주림을 채우려는 생리적 욕구와 사회적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 출세와 권세 욕구, 남 위에 서서 남을 지배하고 싶은 지배 욕구 등이 있습니다. ​ 그리고 그런 욕구를 채우는 데에서 인간은 살맛이 나고, 자기실현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인생의 성장이고 곧 목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의식 무의식 중에 다 거기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를 자기중심적인 인간, 이기주의적인 인간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내 욕구를 채우고 싶은 그런 이기주의입니다. 그리고.. 더보기
< 작은 마음 > ​ 작은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이지요.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 작은 마음을 지니고 사는 어린이들은 꽃 한 송이를 보아도 그 꽃을 지으신 하느님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 하느님은 이런 마음을 가진 어린이들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 모두를 사랑하고 언제나 감사하여 기도하는 어린이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은 예쁜 꽃들입니다. ​ 여러분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을 더욱 닮아 세상을 곱게곱게 물들이셔요. ​ - 김수환 추기경 에서 더보기
<인생의 참된 가치> ​ 지난 여름 일본에 잠시 갔을 때,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경영하는 한 신부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어느 날 젊은 청년 한 사람이 자기의 아내와 꼬마 아이를 데리고 와서 인사를 하며 "신부닌, 저를 모르시겠습니까? 그날 밤, 그날 밤의 저를 모르시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 신부는 그 젊은이의 얼굴을 눈여겨보면서 "그날 밤" 하며 기억을 더듬다가 "아, 알겠습니다. 알고 말고요. 그날 밤의 일을 아직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 그 신부님의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어느 날 밤늦게까지 학교 내 기숙사에 있는 자기 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받으니 다급한 목소리로 "저 아무개입니다. 저녁 늦게 죄송합니다만 신부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 더보기
<작은 몸짓으로 사랑을> ​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쓰신 『작은 몸짓으로 사랑을』이란 책을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단 한 가지 목적 때문에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 우리는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주시려고 오셨다'라는 말씀에 유의해야 합니다. ​ 우리가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즉 하느님은 나를 한없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 데레사 수녀님은 이 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심니다. "하느님의 눈에 우리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 더보기
<하느님과 인간의 혈맹> ​ 혈맹(血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뜻은 피로써 도장을 찍어 굳게 약속하는 것을 말하는데, 나라와 나라 사이의 가장 깊은 관계에 대하여 흔히 쓰고 있습니다. ​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더 깊은 의미의 혈맹입니다. 하느님의 성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우리를 영원히 살리기 위하여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목숨까지 바치셨으며 더 나아가 당신의 살과 피를 생명의 빵, 우리 영혼의 양식으로 내놓으셨습니다. ​ "나를 먹어라. 나를 마셔라. 그리하여 나와 같이 영원히 사는 사람이 되어라." 이렇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의 생명으로 영원히 살리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남김없이 주시기까지 하십니다. 그토록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것은 곧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 더보기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나?> ​ 하느님은 우리가 상상하는 천당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임마누엘(Emmanuel), 즉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며 역사 안에 계시는 하느님입니다. ​ 그리스도는 감실(龕室, 성당 안에 성체를 모셔둔 곳)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아웃 속에도 계십니다. ​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도인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십자 성호를 그으면 모두 그리스도인입니까?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면 모두 그리스도인입니까? ​ 아닙니다. 하느님은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제사가 아니라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거듭 거듭 말씀하십니다. ​ 때문에 회개는 이웃에 대해서 마음의 문, 사랑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 회개는 오늘 이 시간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속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더보기
<진실한 아름다움> ​ 제2차 세계 대전 말엽에 나치의 학정에 반대하여 일어난 '테오도르 하우바하' 라는 한 독일 저항 운동가는 감옥에 갇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에 그의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 "사랑하는 안네리제… 나는 요즈음 내 안에 당신을 향한 사랑의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동시에 나 자신을 향해서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 보고 있습니다. ​ 즉 지금 이 순간에 공포와 절망 가운데 처한 나머지 그 고통 때문에 당신의 사랑과 자비심에 열렬히 매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절망의 암흑 속에 빛나는 별과도 같이 나를 끌어 당깁니다. 그래서 더욱더 나의 사랑이 진실로 순수하며 다른 요소가 섞이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고 싶었습니다. ​ .. 더보기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입니다.>​ ​ 불안, 불신, 부패로 둘러싸인 오늘의 사회는 한 가닥의 희망도 없는 듯 젊은 영혼들을 낙망의 구렁 속에 떨어뜨리는 이 현실을 우리 모두는 느끼고 한탄합니다. ​ 그럼 우리가 창조해야 할 새 시대는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새 시대는 의롭고 밝은 사회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모두가 자유와 평등과 우애를 함께 누리고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민주 한국 건설, 나아가 보다 인간다운 인류 사회 건설의 시대여야 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예수님은 "너희는 모두 형제다"라고 하셨고 사도 바오로는 이 정신을 받아 "우리는 모두 형제다"라고 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 하나이신 하느님이 우리 모두의 아버지시기 때문에, 그 외아들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의 맏형 되시기 때문에, 또한 궁극적으로 그리.. 더보기